보험사, 보험금 지급능력 악화
보험회사의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지급여력(RBC) 비율이 2011년 제도 도입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새 회계기준 도입 등 건전성 규제가 강화될 예정이어서 보험사들의 자본확충 부담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말 기준 전체 보험사의 RBC 비율이 267.1%를 기록해 지난해 9월 말 대비 17.7%포인트 하락했다고 12일 발표했다.

RBC 비율이 하락한 것은 가용자본이 6989억원 감소한 반면 요구자본은 2조2055억원 증가했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가용자본은 지급 예정된 주주배당액 1조3039억원과 자사주 매입 비용 1조3892억원 등으로 감소했다”며 “요구자본은 신용위험이 2조2039억원 늘어나면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생명보험사 RBC 비율은 지난해 9월 말 297.1%에서 12월 말 278.3%로 18.8%포인트 하락했다. 손해보험사 RBC 비율은 같은 기간 259.8%에서 244.4%로 15.4%포인트 떨어졌다.

KDB(178.5%) 동부(182.4%) 흥국(183.1%) 알리안츠(183.6%) 순으로 생명보험사 RBC 비율이 낮았다.

손해보험업체 중에서는 악사(110.2%) 롯데(144.4%) 흥국(150.9%) MG(163.3%) 한화(165.0%) 등의 순이었다. 금감원은 2020년 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새 국제회계기준 IFRS4 2단계가 도입되는 데 맞춰 2018년까지 RBC 평가 기준을 바꾸기로 했다. 유럽연합(EU)에서 시행하고 있는 ‘솔벤시Ⅱ’ 수준으로 개편할 것으로 알려졌다. 솔벤시Ⅱ는 보유주식에 대한 위험부담금 적립 기준을 현행 8~12%에서 최대 40%로 높인 규제다.

금감원은 14일 보험사를 대상으로 회계 기준 변경 등에 관한 설명회를 열 예정이다.

■ RBC 비율

risk based capital. 요구자본에서 가용자본이 차지하는 비중으로,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보여주는 지표다. 보험업법은 각 보험사가 이 비율을 100% 이상으로 유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