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으르렁대는 엔진으로 운전자의 가슴을 뛰게 하는 슈퍼카 브랜드들이 소음 없이도 강한 전기엔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들 제작사는 또 자율주행 기술과 인터넷 연결 등을 테스트하고 있다.

슈퍼카 시장 전반에서 트렌드가 이처럼 급변하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포르쉐가 지난해 9월 선보인 미션 E 콘셉트카에서 보듯 스포츠카에도 순수 전기차 모델이 생기고 있다. 맥라렌은 하이브리드 차량 P1(86만6천 파운드·14억3천만원)을 만든다. 맥라렌은 2022년까지 모델의 절반 정도에 하이브리드 기술을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이윤을 높이기 위해 10억 파운드를 투자하고 있다. 맥라렌은 전기차 콘셉트카를 내놓기 위한 작업도 시작했다. 이 차는 궁극적으로 2013년에 출시된 P1 하이브리드를 잇게 된다.

마이크 플루위트 맥라렌 최고경영자(CEO)의 머리에는 전기 엔진을 어떻게 하면 힘차게 만들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이 있다. 그는 인터뷰에서 "이는 우리가 미래에도 신나는 회사로 남아있기 위해 해결해야 할 문제"라면서 "우리가 만드는 것은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니라 엔터테인먼트"라고 강조했다.

맥라렌, 포르쉐는 물론 200만 달러 짜리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 레게라를 생산하는 스웨덴의 쾨닉세그 등은 자율주행기능을 수용하려고 한다. 이는 운전의 스릴을 매력으로 내세웠던 이들 브랜드로서는 몇 년 전만 해도 생각 못 했던 일이다.

맥라렌은 충돌회피 등 자율주행 기술을 사용할 것이라고 플루위트 CEO는 말했다. 쾨닉세그의 크리스티안 폰 쾨닉세그 CEO는 소비자들이 최신 기술을 요구한다면서 "나는 장거리 고속도로를 달릴 때 자율주행으로 전환할 수 있게 하는 기능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슈퍼카 제작사들은 신기술 덕분에 운전의 즐거움이 더 커진다고 말한다. 자율주행 시스템은 레이싱트랙의 경험을 더 흥미롭게 하며 지루한 고속도로 운전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도 모든 소비자에게 매력적이라고 쾨닉세그는 말했다. 이 회사의 모든 차량은 이미 쾨닉세그 클라우드와 연결되며 애플 카플레이를 지원한다.

슈퍼카 이외의 자동차 산업도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 지난해 맥킨지 설문에 따르면 차량 내에서 데이터와 미디어에 완전한 접근이 가능한 브랜드로 교체하겠다는 응답자가 37%로 1년 전의 20%에서 급증했다. 로베르트 보쉬의 이사회 멤버인 디르크 호하이젤은 "자동차들이 엔진 파워보다는 연결 기능으로 차별화하는 것이 떠오르는 트렌드"라고 말했다.

전기차나 하이브리드 차량을 개발하는 슈퍼카 업체가 직면한 과제는 으르렁거리는 엔진 소리가 없다는 점이다. 가령 페라리의 12기통 베를리네타의 굉음은 자동차 애호가들이 이 브랜드를 바로 떠올리게 하는 고유한 특성이다. 컴퓨터로 만든 소리가 같은 느낌을 줄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린스피드의 프랑크 린데르크네흐트 CEO는 "완전히 다른 가치는 슈퍼카의 미래에서 차별화를 위해 중요하다"면서 "이 변화는 모두가 생각하는 것보다 빨리 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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