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이닉스ㆍLGD '2분기 성적표' 들여다보니

불황터널 지나는 하이닉스
영업익 1분기보다 38% 증가…"반도체 치킨게임 끝 보인다"

3분기째 적자 LGD
LCD 업황 바닥 못 벗어나…올 투자 1조원 줄이기로

'종점이 임박한 반도체' vs '고전의 연속 LCD'. 하이닉스(112,500 +1.35%)반도체와 LG디스플레이(17,050 +1.79%)가 21일 나란히 발표한 2분기 실적에서 드러난 성적표다.

하이닉스는 2분기 매출 2조7583억원에 영업이익 4468억원을 거뒀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9%,영업이익은 56% 급감했지만 올 1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환율 하락에도 불구하고 1.2% 줄어드는 데 그쳤다. 영업이익은 오히려 38.4% 증가했다.

LG디스플레이는 2분기 매출 6조470억원에 48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이후 3분기 연속 적자다. 전방산업인 TV 수요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LCD 시황이 바닥을 헤매고 있는 탓이다.

◆끝보이는 '반도체 치킨게임'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반도체 가격의 가파른 하락을 고려할 때 하이닉스가 무난한 실적을 내놨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2분기 평균 판매단가가 D램의 경우 전분기에 비해 1% 하락했고,낸드플래시는 19% 떨어진 가운데서도 시장 예상을 웃도는 영업이익을 냈다.

하이닉스 이익에는 지난 5월 미국 램버스와 특허소송에서 승리하면서 이전에 쌓았던 충당금을 이익으로 환입한 부분이 포함돼 있다. 시장과 업계에선 이를 고려해도 괜찮은 실적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하이닉스 측은 충당금 환입 규모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1500억원 안팎으로 추산되고 있다.

삼성전자(68,200 +1.04%)에 이어 하이닉스가 꾸준히 영업이익을 내면서 반도체 업계 치킨게임이 종점을 향해 치닫는 중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난야 등 대만 업체들은 6분기째 영업손실을 내고 있고 엘피다 등 일본 업체들도 악전고투 중이어서 D램 가격 하락을 더이상 버티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이 D램의 경우 30나노급,낸드플래시는 20나노급 미세공정에서 월등히 앞서 있는데다 제품군이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다양화돼 있어 상대적으로 유리할 것"이라고 전했다.

하이닉스는 "하반기 시황도 불투명하지만 미세공정 전환 등을 통해 후발업체와 경쟁력 격차를 벌려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모바일 · 그래픽 · 서버용 D램 등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은 앞으로 70% 수준을 유지할 계획이다. 낸드플래시는 공정전환을 가속화해 50% 수준인 20나노급 비중을 연말까지 70%대 중반으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차세대인 20나노 D램은 4분기에 양산에 나선다.

◆바닥을 헤매는 LCD 시황

LG디스플레이는 이르면 2분기 흑자 전환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지만,적자 폭을 전분기 2392억원에서 2분기 483억원으로 크게 축소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회사 측은 "LCD패널 가격 하락 등 악영향에도 차별화된 경쟁력을 앞세워 경쟁업체에 비해 비교적 선전한 것"이라고 말했다. 매출이 유럽 재정위기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전분기 대비 13% 늘어난 것도 위안거리로 삼고 있다.

전망은 그다지 밝지 않다. 전방 수요가 계속 줄고 있는 탓이다. 주요 TV 업체가 올해 판매 목표를 줄였고 PC 세트 업체들은 재고 압박에 직면했다. 유럽과 북미 소비시장이 탄탄하지 못한 것도 부담이다. 이로 인해 LCD 값은 줄곧 약보합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시장조사 전문업체인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40~42인치 HD TV용 LCD패널 가격은 6월과 7월 계속 바닥에서 맴돌고 있다.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기업설명회(IR)에서 "하반기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어 5조원대 중반으로 계획했던 투자 규모를 4조원대 중반으로 1조원 줄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 "TV용 패널에 대한 보완투자를 무기 연기하고 모바일용 OLED에 더는 투자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LCD공장 투자와 관련 "규모와 일정을 확정하지 않았다"며 "재고 조정을 위해 7월 가동률이 평소의 70% 수준으로 낮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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