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구기관이 기업과 손잡고 해외 연구용 원자로(Research Reactor) 건설 입찰에 잇따라 뛰어들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원자로 시스템을 일괄 수주한 사례가 없기 때문에 이번 연구용 원자로 수출에 성공할 경우 원전 수출국으로 이름을 올리게 될 뿐만 아니라 상용원전 수출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14일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한국원자력연구원,대우건설,한국전력기술,두산중공업으로 이뤄진 컨소시엄은 오는 17일 요르단원자력위원회가 발주한 5MW급 연구용 원자로 건설 입찰에 제안서를 제출한다. 이번 입찰에는 아르헨티나의 인밥(INVAP)을 비롯해 중국 및 러시아 업체가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교과부 관계자는 "이번 입찰 결과는 다음 달 1일 발표될 예정이나 1차적으로 복수의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후 재협상에 나서는 방식이 될 것"이라며 "연구용 원자로의 가격은 3000억~4000억원대이나 입찰과 관련된 사항은 정확히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원자력 플랜트 시장은 전기출력 1000MW 이상의 대형 상용원전,300MW 이하의 중소형 원자로,연구용 원자로 등 크게 세 분야로 나뉜다.

연구용 원자로는 우라늄 핵분열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을 이용해 전력을 생산하는 상용발전용 원자로와는 달리 핵분열시 생성되는 중성자를 활용해서 여러가지 연구를 수행한다. 또 핵연료와 원자로 구조재 등 원자력 재료의 안전성과 건전성을 시험하는 것 외에 중성자 산란장치를 이용한 물질 구조 연구 및 신물질 개발,의료용 · 산업용 방사성동위원소 생산 등에도 활용된다. 원자력연은 1995년 연구용 원자로인 '하나로'를 건설해 운영하고 있다.

한편 이 컨소시엄은 지난 11일 네덜란드가 국제 입찰에 부친 세계 최대 규모(80MW)의 연구용 원자로 팔라스(PALLAS) 건설 프로젝트에도 최종 입찰 서류를 제출했다.

최대 1조원에 이르는 이 프로젝트에는 프랑스의 아레바(AREVA)와 인밥 등이 참여했으며 최종 입찰 결과가 발표되는 7월1일까지 우리나라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된다.

황경남 기자 knh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