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주가 상승세가 한 풀 꺾이고 부동산 시장도 주춤하자 해외펀드가 대안 투자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연초부터 판매실적이 급증하고 있고,투자층도 거액 자산가에서 중산층으로 확대되고 있다.


단순히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뿐 아니라 금,광물,에너지 등 실물자산에 투자하는 상품도 속속 선보이고 있다.



◆판매액 급증,투자층도 두터워


국민 우리 신한 하나 등 7개 시중은행의 지난 17일 현재(국민은행은 1월 말) 해외펀드 판매잔액은 4조2025억원.불과 한 달 반 만에 작년 말 판매잔액(3조1963억원)보다 무려 23.9% 늘어난 규모다.


지난해까지 주로 고액 자산가들이 이용하는 프라이빗 뱅킹(PB) 센터에 한정돼 왔던 해외펀드의 판매 창구가 일반 리테일 점포로 확산되는 등 투자층도 두터워지는 추세다.


예컨대 국민은행의 경우 지난달 말 기준 리테일 점포의 해외판매 잔액은 1조403억원으로 2004년 말의 2191억원보다 무려 8212억원 늘어났다.


반면 국민은행의 PB 점포인 '골드앤와이즈'(Gold&Wise)의 판매잔액이 같은 기간 1038억원에서 5196억원으로 4168억원 증가했다.


리테일점포의 해외펀드 판매량이 PB 점포보다 두 배가량 더 늘어난 셈이다.


강우신 기업은행 분당파크뷰지점 PB 팀장은 "10억원 이상의 금액을 예치한 고액 자산가들의 경우 5∼10%가량을 해외펀드 상품에 투자하고 있으며 해외 이머징마켓에 투자하는 소액 투자자도 부쩍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다양해지는 투자대상


일반 투자자들이 접할 수 있는 해외펀드 상품은 아직 주식이나 채권이 주종을 이룬다.


하지만 지난 한 해 석유 금 등 원자재 가격의 상승세가 두드러짐에 따라 해외펀드 투자 금액 중 일부를 원자재 펀드에 넣어 달라고 요구하는 고객도 증가하고 있다.


김형철 국민은행 청담 골드앤와이즈 PB 팀장은 "투자자산 가운데 일부를 '틈새'시장 공략 차원에서 실물펀드에 넣어 두는 PB 고객이 늘어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실물펀드의 경우 한국씨티은행,HSBC 등 주로 외국계 은행에서 찾아볼 수 있다.


한국씨티은행의 경우 금에 투자하는 '골드지수 연동예금'을,HSBC은행은 국제 유가지수의 변동 폭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파워 오일 인덱스 펀드'를 시리즈 형태로 판매한다.


투자 유망 지역으로는 일본이나 중국 등 최근 2∼3년간 인기를 끌었던 지역보다 그동안 관심대상에서 멀어져 있던 동유럽,남미 등 이머징마켓이 부각되는 추세다.



◆환리스크.고(高)수수료 유의해야


해외펀드의 경우 일반적인 투자리스크에 환율변동에 따른 리스크가 더해진다.


이 때문에 투자자 입장에서는 환헤지가 돼 있는 펀드에 가입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국내 주식형 펀드의 경우 주식 매매 이익에 대해선 세금을 물리지 않지만 해외펀드의 경우 채권 주식투자 모두 15.4%의 이자소득세를 물어야 한다.


게다가 대부분 국내 투자자를 모집해 펀드를 구성한 뒤 이를 다시 다른 펀드에 투자하는 형태(펀드오브펀드)여서 수수료 부담이 큰 편이다.


이에 따라 겉(수익률)으로는 벌지만 속(수수료)으로 밑지는 경우도 자주 발생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