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모씨는 권리금이 8천만원이나 되는 입지에 수제비 국수 전문점을 열었다. 목이 좋아 당연히 장사가 잘 되려니 했다. 그런데 매장은 썰렁했다. 맛이 썩 나쁜 것도 아니었다. 전문가 진단을 받아봤다. 업종 이미지를 부각시키지 못하는 평이한 인테리어가 문제였다. 인근 점포들을 고려하지 않은 간판, 촌스러운 글씨체, 죽은 듯한 색상, 점포 내부를 알 수 없는 입구 등이 지적당했다. 유씨는 전문가 도움을 받아 인테리어를 바꿨다. 투자비는 2천만원.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매출이 3배 이상으로 껑충 뛰었다. 오피스가와 주택가가 혼재된 상권에서 분식점을 운영하는 박모씨도 비슷한 케이스다. 박씨는 최근 오랫동안 망설여온 인테리어 리모델링에 들어갔다. 이 분식점도 한때는 단골이 많고 그런대로 매출이 올랐다. 그런데 산뜻하게 단장한 경쟁업소가 등장하면서 고객을 거의 다 뺏기다시피 했다. 시설 재단장을 외면하다가 큰 코를 다친 셈이다. 현대는 '이미지 시대'다. 같은 상품이라도 어떤 분위기에서 판매하느냐에 따라 매출이 크게 달라진다. 점포 입구는 고객들의 입점률을 높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가능하면 손님들이 들어오기 쉽게 최대한 넓히는게 좋다. 또 고객이 밖에서 봤을 때 점포의 성격을 명확하게 알 수 있어야 한다. 점포 전면 인테리어가 고객의 입점률을 높인다면 점포 내부 인테리어는 점포에 들어온 고객이 매장안에 머무는 시간과 구매에 영향을 미친다. 외식업에서는 회전율을 높여야 하므로 오래 머물지 않도록 설계해야 하고 판매업에서는 되도록 오래 머물게 설계해야 한다. 주점의 경우 상권이나 입지가 좋다면 회전율을 높이기 위해 매장을 딱딱하게 꾸며야 한다. 반면 상권이나 입지가 좋지 않을 때는 고객이 오래 머물면서 많이 소비하도록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하는게 좋다. 색상은 무턱대고 점주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골라선 안된다. 주고객층에 어필할 수 있는 색을 택해야 한다. 조명을 선택할 때 주의할 점은 고급스러워 보인다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옷가게의 경우 조명이 잘못되면 가게에서 본 옷 색상과 자연광에서 본 색상이 달라 소비자 불만이 생길 수도 있다. 이경희 <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 www.changupok.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