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작업이 진행중인 대한생명이 2001 회계연도(2001년 4월~2002년 3월)에 8천7백94억원의 흑자를 기록한 것과 관련, 그 내역이 업계 안팎의 관심을 끌고 있다. 대규모 흑자를 낸 만큼 '제값을 받고 팔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욱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흑자 내역을 뜯어보면 여전히 미래 수익기반이 불확실하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대한생명의 지난 회계연도 순이익에서는 비차익(費差益)이 6천6백억원으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했다. 비차익은 당초 책정했던 사업비보다 실제 사업비가 적게 지출돼 발생하는 이익이다. 이처럼 대규모 비차익을 낸 것은 그간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 덕분이다. 지난 99년 대한생명 최고경영자로 취임한 이강환 회장은 구조조정을 통해 기업 체질을 효율과 수익 중심으로 바꾸는데 주력했다. 그 결과 지난 99년 월평균 30만원(월납 초회보험료 기준)에 불과했던 설계사 1인당 생산성은 57만원으로 2배 가량 증가했다. 월평균 보험료 수입도 5천5백억원 수준에서 7천7백억원 수준으로 38% 정도 늘었다. 종신보험 등 보장성 상품 판매에 주력한 영업전략도 주효했다. 대한생명은 2000 회계연도에 18만5천건, 2001 회계연도에 55만2천건의 종신보험을 판매했다. 종신보험 등 보장성보험을 많이 팔면 당초 책정했던 사업비보다 실제 지출되는 사업비가 줄어 비차익이 많이 발생하게 마련이다. 대한생명은 비차익 외에 사차익(死差益.당초 책정한 위험률과 실제 위험률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이익)으로 2천4백억원, 이차익(利差益.예정 이자율과 실제 이자율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이익)으로 3백74억원의 흑자를 냈다. 특히 대한생명은 안정적인 자산 운용으로 지난해 업계 최고 수준인 연 8.3%의 자산순수익률을 기록했다. 이에 더해 누적 결손을 이유로 법인세를 내지 않고 계약자배당을 실시하지 않은 점도 순이익 규모를 키우는데 일조했다. 문제는 대한생명의 수익력이 계속 유지될 수 있느냐에 있다. 보험 전문가들은 국내 보험경영 환경에 비춰볼 때 지속적으로 뭉칫돈을 벌긴 어렵다고 보고 있다. 사업비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보장성 보험을 계속 파는데 한계가 있을 뿐 아니라 내년부터 새로운 경험생명표를 적용하면 사차익도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예정이율과 시중 실세금리 움직임을 감안하면 자산운용으로 돈을 벌기도 쉽지 않다. 더욱이 방카슈랑스(은행 보험 겸업)도입 등 신판매 채널이 출현하면 사업비를 낮춘 신상품이 등장해 기존 보험사의 수익 기반이 위축될 수 있다. 대한생명의 유력한 인수후보인 한화컨소시엄측이 공적자금위원회의 '매각가격 재산정' 방침에 강하게 반발하는 근거도 여기에 있다. < iklee@hankyu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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