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이마트가 지난 2000년 4월 도입한 국제 표준물류바코드 EAN-14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도입 첫해에는 여러가지 시행착오를 겪었으나 지난해에는 2백억원이상의 비용절감 효과를 거두는 등 결실을 보기 시작한 것. 이마트는 대한상공회의소 산하 한국유통정보센터가 지난해말 개최한 세미나에서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물류혁신사례"를 발표했다. EAN-14이란=포장용상자 겉면에 인쇄된 바코드로 상품의 내용물을 하나의 포장단위로 인식할수 있도록 개발된 코드다. 국내 뿐 아니라 전세계 제조 유통 물류업체 모두가 공통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국제표준의 물류바코드로 국내에서는 지난 98년 한국물류가 처음 도입했다. 하지만 EAN-14을 적용해 실질적인 비용절감 효과를 거둔 것은 이마트가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EAN-14의 효과를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바코드 자체를 도입하는 것보다 제대로 된 설비를 도입하는 게 더욱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이마트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도 도입된 바코드에 맞는 적절한 시스템을 서둘러 도입한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마트의 경우 상자 겉면에 발송장소가 자동 인쇄되는 시스템을 도입해 배송오류를 크게 줄였다. 성과=이마트가 이 시스템을 도입하고 라인을 새로 설치한 데 들인 비용은 총 4억원. 그러나 이 회사가 새 시스템으로 절감한 비용은 연간 2백억원이상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우선 이마트 본사에서는 작업단계를 이전의 14단계의 절반인 7단계로 크게 줄였다. 인건비도 대폭 감소시켰다. 원래 1백20명이었던 검품인원이 50% 줄어든 60명으로 축소됐기 때문이다. 비용만 줄어든 게 아니다. 재고관리를 단순화시켜 손품타는 일도 줄였다. 협력업체들도 새 시스템의 수혜를 입었다. 우선 2.5t트럭 1대 분량의 상품 겉면에 라벨을 부착하는데 드는 시간이 없어졌다. 시스템 도입이전에 이 작업에 소요됐던 시간은 약 1시간이었다. 이마트 관계자는 "새 시스템 도입으로 협력업체들이 누린 경비절감 효과는 연간 2백억원수준인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영향=이마트의 성공사례가 알려지면서 경쟁업체들도 잇달아 비슷한 물류시스템의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테스코가 대표적. 특히 삼성테스코의 경우 영국 테스코본사 관계자들이 이마트 물류센터의 성공사례를 접하고 그 우수성에 상당히 놀랐다는 후문이다. 이마트측도 대구물류센터에서만 실시했던 이 시스템을 최근 용인물류센터로 확대했다. 한국유통정보센터의 노시종 상무는 "이마트의 물류시스템은 세계에서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우수한 것으로 평가된다"며 "이같은 시스템이 확산되면 유통 물류 제조업체간 정보공유가 쉬워지는 등 국가경쟁력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