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가치가 크게 떨어지면서 원화 절하가 강하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 성탄절 휴일동안 달러/엔 환율이 38개월중 가장 높은 수준인 130.90엔대로 오르는 등 130엔대의 엔저(低)시대가 본격적으로 개막됐다. 강한 저항선이던 130엔대가 쉽게 허물어져 달러/원도 강한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큰 폭으로 상승출발한 환율은 8개월만에 처음으로 1,320원대로 올라섰다. 환율 하락을 매수 기회로 잡고자 하는 시장 참가자들의 공통된 인식을 바탕으로 환율은 이날 고점 테스트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장중 달러/엔에 휘둘린 장세가 예상되며 1,320원을 경계로 위아래로 큰 폭 등락할 가능성이 크다. 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오전 9시 42분 현재 지난 월요일보다 11.80원 오른 1,320원을 가리키고 있다. 지난 24일 뉴욕에서 역외선물환(NDF)환율은 거래없이 1,313/1,315원에 호가된 바 있다. 지난 월요일보다 6.80원 오른 1,315원에 개장가가 형성된 환율은 개장직후 1,320원까지 올라섰다. 이후 환율은 레벨에 대한 경계감으로 되밀리며 1,318원선으로 내려섰으나 이내 강하게 반등하면서 9시 37분경 1,322원까지 치솟았다. 지난 4월 30일 장중 1,323원을 기록한 이후 최고치. 달러/엔 환율은 25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최근의 오름세를 강화하며 지난 98년 10월이후 처음으로 130엔대에 진입했다. 엔화 가치는 장중 달러당 130.94엔까지 떨어져 지난 98년 10월 6일 132.86엔을 기록한 이후 가장 낮았으며 26일 도쿄에서 이 시각 현재 130.89엔을 가리키고 있다. 시오카와 마사주로 재무상 등 일본 금융당국자의 엔저 자극 발언이 달러/엔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가운데 당분간 엔저는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엔/원 환율은 같은 시각 100엔당 1,008.10원을 기록중이다. 개장전 지난 99년 7월21일 997.07원을 기록한 이후 처음으로 1,000원을 밑돌기도 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에서 20억원의 매수우위를 기록중이다. 사흘만에 순매수를 보이고 주가가 오름세를 타고 있으나 증시 여건은 일단 시장의 관심밖이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엔의 강한 상승을 기반으로 오름세가 불가피하다"며 "거래가 조심스럽긴 하나 저점 매수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좋을 듯 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늘은 거래범위를 1,315∼1,325원으로 넓고 잡아야 할 것 같다"고 예상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