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개막되는 한민족 벤처 네트워크 2000(INKE 2000) 행사는 첨단기술로 무장한 국내 벤처기업이 해외동포 기업인을 가교로 삼아 세계시장을 제패해 보자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미국 유럽 중국 일본 등 남의 나라에서 온갖 역경을 무릅쓰고 성공한 교포 벤처기업인이 이번 행사에 다 모여든 것도 이런 취지에 공감해서다.

해외로 진출하는데 언어적 문화적 한계를 느끼는 국내 벤처기업에게 이들은 세계화의 길라잡이로 나설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벤처기업을 세계화해야 할 필요성은 너무 절박하다.

중소기업형 벤처기업이 앞다퉈 좁디 좁은 내수시장에만 매달린 결과 주가거품과 금융사고를 만드는 빌미를 만들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국내 벤처기업의 기술은 국제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소프트웨어 응용기술, LCD(액정표시장치), 각종 단말기, 모바일, 반도체 관련업종이 대표적인 분야다.

이런 기술이 국제시장 진출에 필요한 마케팅 전략만 있으면 한국에서도 시스코 컴팩 HP같은 세계적인 벤처기업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벤처기업의 국제화는 21세기 새로운 국부창출의 원동력을 찾는다는 점에서도 절실한 과제다.

섬유 전자 유화 조선 자동차 반도체로 이어져온 국가 주력산업을 IT등 첨단기술업종으로 바꿔야 할 시점이 됐다는 지적도 그래서 나오고 있다.

한국 벤처기업의 국제화에는 적지않은 장애물이 도사리고 있다.

우선 국내 벤처기업인의 좁은 시야를 꼽을 수 있다.

수입대체 등 내수시장에만 매달리는 벤처기업이 대부분이다.

해외 진출에 대한 경험부족과 현지 네트워크부족도 풀어야 할 과제다.

물론 돌파구가 없는 것은 아니다.

민족네트워크(ethnic network)가 그것이다.

대만계 중국인 이스라엘 인도인들은 실리콘밸리에서 미국인들 속에 철저히 파고들고 있다.

이들은 실리콘밸리에서 각종 민족 모임과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이런 방식은 우리가 앞으로 벤치마킹할 만한 사례들이다.

한민족 벤처 네트워크는 국내 벤처만이 아니라 교포벤처기업인에게도 사업기회를 확대시켜줘 윈-윈(win-win)을 모색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결집력이 없다거나 폐쇄적이어서 현지 주류사회에 진입하지 못한다는 평을 듣는 교포사회에도 새 바람을 일으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안상욱 기자 sangw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