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약과와 쿠키를 결합한 '퓨전 약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MZ세대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약과와 쿠키를 결합한 '퓨전 약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MZ(밀레니얼+Z)세대의 뉴트로(뉴+레트로) 열풍에 전통 간식인 '약과'까지 인기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들어 약과를 결합한 다양한 디저트도 출시되는 가운데, 과도한 섭취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약과는 MZ세대 사이에서 열풍을 불러일으키며 '약과 오픈런'에 이어 '약케팅(약과와 티케팅의 합성어)'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났을 정도다. 기존 전통시장이나 대형마트 등에서만 판매하던 약과는 이제 디저트 카페나 편의점 등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할매니얼(할머니+밀레니얼)' 열풍이 불면서 전통 음식 등 옛날 먹거리에 대한 MZ세대의 관심이 높아진 것도 약과의 인기에 힘을 더한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 광고 전문기업 인크로스는 올해 4월 블로그, 커뮤니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집계된 '약과 언급량'은 약 8만7000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전통 약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전통 약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약과는 '유밀과'라고 불리는 한과의 일종으로, 밀가루에 꿀, 참기름 등을 섞어 기름에 튀겨낸 음식이다. 고려시대부터 존재했던 약과는 당시만 해도 밀가루, 꿀 등이 귀했기 때문에 '고급 간식'에 속했다. 요즘 MZ세대 입장에서는 약과가 한국의 전통 음식에 속하다 보니 '건강한 간식'이라는 인식이 있다.

약과의 주재료는 꿀과 밀가루다. 한의학에서 꿀은 '백밀(白蜜)'이라고 부르는 데, 따뜻한 성질을 가져 속을 편안하게 해주는 음식으로 꼽힌다. 꿀은 면역력 향상과 기력 보충에 효과적이며, 마른 기관지를 촉촉하게 만들어줘서 폐 기능 순환을 돕는 역할을 한다. 다른 주재료인 밀가루는 온한 성질을 가져 기력을 보충해주고 오장 기능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약과가 몸에 좋은 것만은 아니다. 고온의 기름에 튀겨 만들고 밀가루의 글루텐 성분이 소화장애를 일으킬 수 있어 소화력이 좋지 않은 이들은 섭취량 조절이 필요하다. 또한 고열량 음식에 속하기 때문에 많이 섭취하면 과체중 혹은 비만으로 이어질 수 있다. 종류마다 다르지만, 평균적으로 약과 하나에는 150 칼로리(kcal)가 들어있다. 이는 밥 반 공기의 열량과 비슷한 수준이다. 적은 양으로도 포만감이 쉽게 드는 음식이지만,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면 건강에 악영향을 주기 쉬운 음식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아이스크림을 결합한 형태의 퓨전 약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아이스크림을 결합한 형태의 퓨전 약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젊은 층들이 자주 가는 디저트 카페에서는 약과의 인기에 발맞춰 아이스크림, 생크림, 크림치즈 등 고명을 곁들인 '퓨전 약과'가 인기몰이하고 있는데, 이는 약과를 그냥 먹는 것보다 더 열량이 높기 때문에 건강 관리 측면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아이스크림과 생크림 등을 얹은 퓨전 약과는 포화지방과 액상과당 함량이 높아 심혈관 질환이나 당뇨 환자는 과식을 경계해야 한다.

이일석 광주자생한방병원 원장은 "약과는 밀가루와 꿀, 설탕, 조청 등을 반죽한 것을 기름에 튀겨 만들기 때문에 달고 맛있지만, 열량과 당분 함량이 높은 음식"이라며 "과거에는 귀한 음식이었던 약과를 이제는 쉽게 즐길 수 있게 됐으나 건강을 생각한다면 적당량을 섭취하는 게 제일 좋다"고 조언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