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록의 전설로 불리는 그룹 퀸(QUEEN)이 내년 1월 첫 단독 내한공연을 연다. 현대카드는 내년 1월 18~19일 이틀 동안 서울 고척동 고척스카이돔에서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5 퀸’을 개최한다고 16일 발표했다. 이번 콘서트는 오는 7월 캐나다 밴쿠버에서 시작되는 퀸 월드투어인 ‘더 랩소디 투어’의 일환으로 열린다.
퀸은 1971년 프레디 머큐리(보컬&피아노)와 브라이언 메이(기타&보컬), 존 디콘(베이스), 로저 테일러(드럼&보컬) 등 4인조 그룹을 결성됐다. 1973년 셀프 타이틀 앨범 ‘퀸(QUEEN)’으로 본격적인 음악활동을 시작했다. 파격적이고 천재적인 프로듀싱을 바탕으로 퀸은 프로그레시브 록과 글램 록, 하드 록, 헤비메탈, 블루스, 오페라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독창적이고 실험적인 음악을 잇달아 선보였다. 세기의 명반으로 손꼽히는 4집 ‘어 나이트 앳 디 오페라(A Night at the Opera)‘를 비롯해 데뷔 이후 총 15장의 정규 스튜디오 앨범을 발매했다. 전 세계적으로 2억장이 넘는 누적 음반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4집 앨범에 수록된 ‘보헤미안 랩소디’는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곡 길이(6분)에도 불구하고, 9주간 영국 싱글차트 1위를 기록하고 타임지가 선정한 ‘올타임 100 송’에 올랐다.
이번 공연에서는 퀸의 오리지널 기타리스트인 메이와 드러머 테일러, 2012년부터 보컬을 맡고 있는 아메리칸 아이돌 출신 아담 램버트가 무대에 오른다. 램버트는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퀸과 총 170회 이상 공연을 하며 환상적인 팀워크를 자랑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25번째 현대카드 슈퍼콘서트는 전설적인 밴드 퀸의 시대를 초월한 명곡들을 폭발적인 라이브로 경험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베트남 출신 세계적 피아니스트인 당 타이 손(사진)이 올해로 14회째를 맞는 서울스프링실내악페스티벌(SSF)에 참여해 연주한다.SSF는 매년 서울의 봄을 실내악으로 물들이는 클래식 음악축제다. 오는 23일부터 5월 4일까지 12일 동안 서울 롯데콘서트홀, 세종체임버홀,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윤보선 고택, 가톨릭문화원 아트센터 실비아홀 등에서 열린다.당 타이 손은 조성진보다 35년 앞선 1980년 쇼팽 콩쿠르에서 동양인 최초로 우승했다. ‘아시아 연주자들에게 새 시대를 열어줬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그의 우승은 하나의 ‘사건’이었다. 섬세한 터치와 자신만의 음악성으로 ‘현존하는 피아니스트 가운데 가장 쇼팽다운 연주가’라는 얘기를 듣는다. 그가 우승했던 당시 콩쿠르의 최종 3라운드에서 이보 포고렐리치가 탈락했고, 심사위원이었던 마르타 아르헤리치가 이에 반발하며 사퇴해 화제가 됐다.당 타이 손은 2010년 쇼팽 탄생 200주년을 기념하는 바르샤바 갈라 콘서트에 참여했다. 2012~2013시즌에는 5개의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으로 구성한 ‘베토벤 마라톤 프로그램’으로 세계 투어를 하기도 했다. 2005년과 2010년에 이어 조성진이 우승한 2015년까지 3회 연속 쇼팽 콩쿠르 심사위원을 지냈다. 당시 조성진에 대해 “지성과 감성, 감수성과 이성 사이의 균형을 지닌 훌륭한 연주자”라고 극찬하기도 했다.그는 여러 무대 가운데 25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세종체임버홀과 27일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각각 실내악 공연을 선보인다. 두 번의 공연에서 그는 쇼팽 스페셜리스트답게 쇼팽 ‘피아노 협주곡 2번’을 연주한다. 오케스트라와 함께하는 협주곡이 아니라 폴란드 작곡가 이그나치 얀 페데레프스키가 현악5중주와 피아노 협연으로 편곡한 버전이다. 이어 프랑크 ‘피아노 5중주’, 요한 슈트라우스 2세와 쇤베르크의 ‘남국의 장미’ 등 다채로운 레퍼토리를 선사할 예정이다.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아르헨티나 출신의 세계적 테너 마르첼로 알바레스(57·사진)가 다음달 19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첫 내한공연을 연다.플라시도 도밍고, 루치아노 파바로티, 호세 카레라스 등 ‘세계 3대 테너’의 뒤를 이을 ‘제4의 테너’ 후보군을 꼽을 때 빠지지 않고 거론되는 성악가다. 로베르토 알라냐, 호세 쿠라 등 스타 테너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평가다.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하우스, 밀라노 라스칼라극장, 런던 로열오페라하우스 등 세계 주요 오페라극장 무대를 누비며 활약한 그는 성악 전공자가 아니면서도 세계적 테너 반열에 오르는 등 인생 스토리 자체로 이목을 끈다.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가구 공장 관리자로 일하던 그는 30세란 늦은 나이에 부인의 권유로 오페라 공부를 시작했다.알바레스는 ‘라 트라비아타’의 알프레도, ‘라보엠’의 로돌포, ‘리골레토’의 만토바 공작, ‘베르테르’의 베르테르 역 등으로 호평받았다. 이번 내한공연에서도 그의 주요 레퍼토리를 들려준다. 오페라 ‘토스카’ ‘팔리아치’ ‘투란도트’ 등의 주요 아리아를 부른다.주최 측인 한국석유공업 문화공연사업단 라보체는 “알바레스의 남성적이면서도 서정적인 음악적 표현이 발휘되는 레퍼토리”라고 소개했다.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영국 록밴드 퀸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의 흥행이 이어지고 있다. 마치 영화에 등장하는 퀸의 노래처럼, “돈 스톱 미 나우(Don’t Stop Me Now)”라고 외치는 것 같다. 작년 10월 개봉한 작품의 열기가 새해에도 식지 않고 있으니 정말 대단한 저력을 지닌 작품이다.질풍노도의 시기에, 퀸의 노래를, 특히 ‘보헤미안 랩소디’를 듣고 받은 충격이 어제 일처럼 가시지 않는 사람으로서 영화가 개봉된 주말 곧바로 극장으로 향했다. 서둘러 극장을 찾은 이유는 영화가 얼마 못 가 극장에서 떨어질까 걱정했기 때문이다.첫 번째 반전은 영화가 끝난 직후다. 상영이 끝나고, 영화의 마지막 곡 ‘더 쇼 머스트 고 온(The Show Must Go On)’이 흐르는 동안 어찌나 눈물이 그치지 않는지 주차장으로 나와 찬바람을 쐬며 마음을 진정시켜야만 했다. 함께 영화를 본 회사 동료와 “무조건 500만 명 이상”이라며 흥행 예감에 흥분했다. 극장을 함께 찾은 엄마와 딸의 뒷모습도 인상적이었다. 두 세대가 함께 퀸을 보다니, 흥행작으로서 갖춰야 할 요소가 분명했다.예상외로 따뜻하고 뭉클한 가족의 정서를 다뤘다는 점도 놀라웠다. 부자 간의 화해, 불치병에 걸린 록스타 같은 드라마틱한 요소들이 퀸의 음악과 결합하면서 발휘한 시너지는 그야말로 폭발적이었다. 퀸을 듣고 자란 세대를 중심으로 입소문이 퍼지면 500만 명 정도는 되겠지 싶었다.두 번째 반전은 개봉한 지 한 달여가 되는 500만 명 관객 돌파 시점이다. 500만 명 돌파에 놀라는 업계 관계자의 예상과는 반대로 관객의 애정은 전혀 식을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단기 이벤트라 생각했던, 노래를 따라 부르며 영화를 관람하는 ‘싱얼롱(singalong) 관람’이 오히려 더 늘어났다. 관객은 노래를 따라 부르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극장에서 기차놀이를 하며 마치 ‘라이브 에이드’ 콘서트장에 와 있는 것처럼 하나가 되고 있다는 소식도 들려왔다. 그리고 마침내 개봉 7주차에 한국이 퀸의 본거지인 영국을 제치고 북미 시장을 제외한 세계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조용필의 음악 영화를 영국 사람들이 한국인보다 많이 본 것과 같은 일이 벌어진 것이다.세 번째 반전은 “이러다 1000만 명 가는 것 아니냐”고 했던 관계자들의 농담이 현실이 된 지금이다. 한국보다 조금 늦게 개봉한 일본의 열기 역시 만만치 않다. 새해가 되자 일본이 한국의 흥행 성적을 추월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가 ‘보헤미안 랩소디’에 빠진 한국과 일본에 관한 기사를 다룰 정도인 것을 보면 그들도 아시아의 ‘퀸 열풍’이 흥미로운 것 같다.사실 ‘보헤미안 랩소디’ 영화 자체에 대한 평론가들의 평은 썩 좋지 않았다. 극적인 스토리 구성을 위해 실제와 다르게 그려낸 것이 많아 일부 혹평받기도 했다. 그러나 전 세계 관객들은 이 작품을 마음껏 사랑했다.“우린 모두 아웃사이더고, 세상의 모든 아웃사이더를 위해 노래하죠.” 퀸의 노래가 마음 쉴 곳 없는 사람들을 위로하길 바랐던 프레디 머큐리의 희망대로 퀸은 곁에 없지만 퀸의 노래가 다시 스크린에서 울려 퍼지고 있다. 영화와 음악의 놀라운 시너지를 ‘보헤미안 랩소디’가, 그리고 퀸이 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