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미디어 사업 조직을 재편한다. 자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 ‘시즌’이 CJ ENM 계열 OTT ‘티빙’으로 흡수 합병된다는 점을 감안한 행보다. 시즌은 12월 31일 서비스를 종료한다.

30일 정보통신기술(ICT)업계에 따르면 KT는 지난달 N스크린서비스 사업부를 신설했다. 미디어 콘텐츠를 OTT와 모바일, 인터넷TV(IPTV) 등 여러 플랫폼으로 제공하는 ‘N스크린 전략’을 총괄 담당하는 조직이다. 시즌에서 사업총괄을 맡았던 유현중 KT 상무가 N스크린서비스 사업부를 이끌고 있다.

이 사업부는 미디어콘텐츠 사업 간 이격을 조율할 예정이다. 시즌이 티빙에 흡수되면 KT의 기존 모바일 OTT 서비스 일부엔 단기간 ‘구멍’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새로운 사업부를 만들게 됐다는 설명이다.

모바일 기기와 IPTV 간 연계가 대표적이다. 기존엔 KT 서비스 범위 내에서 TV 콘텐츠를 모바일로도 이어 볼 수 있었다. KT의 IPTV 서비스 지니TV(옛 올레tv)로 보던 드라마를 그 부분 그대로 시즌에서 재생하는 식이다. 앞으론 상황이 달라진다. N스크린서비스 사업부는 ‘타사 서비스’인 티빙에서 기존 방식을 그대로 쓸 수는 없다는 점을 감안해 플랫폼 연계와 관련한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할 예정이다.

N스크린 서비스용 앱을 따로 만드는 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즌을 통해 제공한 KT의 키즈 OTT ‘키즈랜드 모바일’은 내년 초 새 앱을 낼 예정이다.

KT는 시즌의 매각 후에도 미디어 밸류체인(가치사슬) 전략은 동일하다고 설명했다. 하나의 지식재산권(IP)을 여러 플랫폼에서 활용해 콘텐츠 가치를 극대화하는 게 미디어 전략의 골자다. KT의 웹소설·웹툰 기반 콘텐츠 자회사 스토리위즈가 IP를 확보해 콘텐츠를 제작하면 스카이티비, 지니TV, 스카이라이프 등에서 방영하고, 지니뮤직을 통해선 OST를 공개하는 식이다.

미디어 콘텐츠 사업을 담당하는 계열사 역할을 재정립하는 작업도 벌이고 있다. 지난달엔 KT의 MPP(종합방송채널사용사업자) 자회사 스카이라이프TV가 미디어지니(옛 현대미디어)를 흡수한 합병법인이 출범했다. 스카이라이프TV 이름을 이어 쓰는 이 법인은 KT의 미디어 밸류체인 내 기업 두 곳이 지분을 나눠 보유한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