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메타·테슬라도 피하지 못한 구조조정의 그림자 [서기열의 실리콘밸리나우]
경기침체의 어두운 그림자가 테크기업에도 내려앉았습니다. 구조조정의 신호탄이 곳곳에서 터지고 있는데요 향후 이들 테크기업들이 이 어려움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관심이 쏠립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2023년 회계연도를 시작하며 구조조정을 단행했습니다. 6월에 회계연도가 끝나고 7월에 새 회계연도를 시작하는 마이크로소프트는 전략적 재편성을 통해 일부 직원들에게 해고를 통보했다고 밝혔습니다. 해고 인원이 지난달 말 기준 전체 근로자 18만1000명 가운데 1% 미만에 불과하다는 게 마이크로소프트 측의 설명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기침체가 예상되는 시점에서 선제적으로 구조조정을 시작했다는 데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겁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마지막으로 인력 감축에 나선 것은 2017년으로 이번 구조조정은 5년 만입니다.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감소를 대비하는 차원입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최근 "3분기 PC 인도량이 13%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9년 만에 가장 큰 폭의 감소입니다. PC 판매가 줄어들면 PC에 들어가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소프트웨어 판매도 줄어들 수 밖에 없겠죠.

페이스북의 모기업이죠 메타 플랫폼도 감원을 위한 준비에 돌입했습니다. 메타의 엔지니어링 총책임자는 회사 내부망을 통해 엔지니어 관리자들에게 "실적이 저조한 사람을 파악하고 개선의 여지가 없는 직원들을 퇴출시키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특히 "높은 성과 목표를 설정하라"며 이를 충족하지 못한 사람은 우선 지원해서 성과를 내도록 하고, 그래도 안 되면 퇴출하는 절차를 밟으라는 겁니다.
MS·메타·테슬라도 피하지 못한 구조조정의 그림자 [서기열의 실리콘밸리나우]
이는 지난달 마크 저커버그가 “회사의 공격적인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직원을 배제하겠다”고 밝힌 이후 메타에서 나온 가장 구체적인 계획입니다. 저커버그는 "현실적으로 회사에 있어서는 안 되는 사람들이 많다"고 강조하기까지 했습니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를 1만명에서 6000~7000명 수준으로 감축하려는 계획도 그때 알려졌습니다.

전기차 업체도 구조조정 시작했습니다. 전기 트럭업체 리비안은 오는 15일 향후 인력감축과 폭넓은 구조조정 방안에 대해서 직원들에게 브리핑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일부 프로그램을 중단하는 계획도 공개할 계획입니다.

R.J. 스카린지 리비안 최고경영자(CEO)는 “현재 경제환경에 아직 준비가 덜됐다"며 "지속가능한 성장을 확신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지금 단계에서 계속 끌고갈 사업과 중단해야할 사업을 구분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MS·메타·테슬라도 피하지 못한 구조조정의 그림자 [서기열의 실리콘밸리나우]
그렇다 해도 리비안의 재정상황은 안정적이라는 설명입니다. 리비안은 1분기 말 기준 160억달러 현금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2025년에 50억달러를 들여 미국 내 제2공장을 만들려는 계획이 있습니다. 이 계획은 살아남을 것인지 주목됩니다. 또 리비안은 생산과 관련 없는 직군은 채용을 중지할 방침입니다.
MS·메타·테슬라도 피하지 못한 구조조정의 그림자 [서기열의 실리콘밸리나우]
세계 최대 전기차업체 테슬라도 캘리포니아주 산마테오에 있는 사무실을 영구적으로 닫는다고 발표했습니다. 여기서 일하는 229명도 해고할 계획입니다. 이들은 테슬라의 운전자 보조시스템인 '오토파일럿'을 연규하던 인력입니다.

실리콘밸리=서기열 특파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