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 우주기술 바탕으로 진화

韓,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 중
첫 발사체 나로호 기술 들어가
전파 교란도 우주산업 화두로
미래 전쟁의 양상을 바꿀 ‘미사일 게임체인저’도 우주기술을 바탕으로 진화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은 극초음속 순항미사일(HCM)을 사상 처음 실전에 투입했다. 러시아군은 지난 9일부터 10일 새벽 HCM인 ‘킨잘’로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오데사를 폭격했다. 마하10(음속의 10배)의 속도로 비행하는 킨잘은 사드와 패트리엇 등 서방의 미사일 방어체계(MD)를 뚫기 위해 개발됐다. 1950년대 ‘스푸트니크 쇼크’로 우주시대를 연 뒤 70년간 축적된 러시아의 우주기술이 토대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첨단 우주기술(추력벡터제어·유도항법제어)의 결정체로 불린다.
발사체·ICBM은 '쌍둥이'…추진방식·단 분리 등 원리 같아

위성을 우주로 쏘아 올리는 발사체와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은 추진방식, 구조, 단 분리, 유도항법제어(GNC) 등 대부분 기술이 일치한다. 발사 후 지상으로부터 200㎞의 대기권을 넘어갈 때까지도 차이가 없다. 대기권을 넘어간 후 목표 궤도에 진입해 인공위성을 분리시키느냐, 약 1000㎞의 고도까지 계속 상승한 뒤 지구 중력에 의해 다시 낙하해 공격하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탑재체 호환도 가능하다. 북한이 2016년 우주 발사체라며 광명성 로켓을 발사했지만 한·미 정보당국이 ICBM이라고 판단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HCM의 무인 폭격기 버전인 극초음속활공체(HGV)는 이 같은 ICBM, SLBM(잠수함발탄도미사일)보다 더 위협적인 미래 핵 투발 수단으로 꼽힌다. 북한이 지난달 평양에서 열린 대규모 열병식에서도 HGV가 ICBM, SLBM과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한국도 2016년부터 ‘하이코어’라는 이름의 HCM을 개발하고 있다. 로켓 엔진을 사용하는 일반적인 미사일과 달리 산화제가 필요 없는 공기 흡입식 형태인 ‘스크램제트’ 엔진을 장착한다. 현재 시험비행체 형태의 하이코어의 1단 부스터엔 국내 최초 우주발사체인 나로호(KSLV-I)의 2단 고체 로켓 기술이 들어갔다. 국방과학연구소(ADD)는 HGV 개발에도 들어간 것으로 최근 알려졌다. HGV는 탄도미사일에 탑재돼 발사되지만 종말 단계에서 분리돼 극초음속으로 글라이더처럼 수평 활공하며 변칙 기동을 하기 때문에 요격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극초음속 미사일뿐 아니라 위성 재밍(전파 교란) 방어 기술 개발도 우주산업의 화두로 떠올랐다. 우리 위성과 지상 기지국이 통신 신호를 주고받는 데 활용되는 L~Ku밴드(1~18㎓) 주파수에 대한 교란 능력을 북한이 고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방부와 합참은 앞으로 북한이 ICBM, SLBM 도발을 자행할 때 최초 탐지 순간부터 ‘탄도미사일’로 명확히 규정해 공표하기로 했다.

송영찬/이해성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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