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나우의 목표는 의료계의 ‘토스’가 되는 것입니다. 토스가 금융 규제를 넘어 핀테크 시대를 연 것처럼 닥터나우도 비대면 진료 규제를 푸는 데 앞장서 본격적으로 원격의료 시장을 열겠습니다.”

25세 의대생 창업가 "의료계 토스 되겠다"
장지호 닥터나우 대표(25·사진)는 최근 기자와 만나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진료가 일상 속으로 들어온 만큼 원격의료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할 때”라며 이같이 말했다. 장 대표는 국내에서 코로나19가 터지기 직전인 2019년 9월 닥터나우를 창업했다. 당시 장 대표는 한양대 의대 본과 3학년에 다니고 있었다. 지금은 휴학 중이다.

장 대표가 의사의 길을 잠시 접고 창업에 뛰어든 것은 의료 약자들을 돕고 싶어서였다. 고등학교 때부터 거동이 불편한 홀몸노인·노숙자 의료봉사를 도왔던 그는 온라인을 활용하면 의료 약자도 손쉽게 의료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장 대표는 “2015년 일본이 비대면 진료를 전면 허용하는 것을 보면서 국내에서도 머잖아 원격의료 시대가 올 것이라고 확신했다”고 말했다.

기회는 의외로 빨리 찾아왔다. 창업 6개월 만에 코로나19가 퍼지면서 비대면 진료 수요가 급증한 것. 최근까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 격리 의무로 인해 병원을 직접 방문할 수 없었다. 약국에 가서 약을 받아오는 것도 불가능했다. 닥터나우가 ‘재택치료 필수 앱’이 된 배경이다.

코로나19 증상이 생기면 앱에 들어가 진료 보고 싶은 의사를 선택하면 된다. 병원에 갈 필요 없이 전화나 화상으로 진료를 보고, 배달업체가 약을 집 앞까지 갖다준다. 환자는 집 밖으로 한 발자국도 나갈 필요가 없다. 닥터나우는 비대면 진료 플랫폼 중 1위다. 누적 이용자 수는 지난해 3월 5만 명에서 지난달 400만 명으로 늘어났다. 1년 만에 80배 급증했다.

장 대표는 “비대면 진료에 대한 수요는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꾸준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밤 10시에 갑자기 열이 나면 동네에 문을 연 병원이 없어 대학병원 응급실을 찾는 게 현실”이라며 “비대면 진료가 활성화되면 동네 의원들도 멀리 있는 환자를 받을 수 있어 24시간 영업이 가능하고, 환자들도 언제 어디서나 진료받을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비대면 진료가 한시적으로만 허용된 것이라는 점은 ‘넘어야 할 산’이다. 현행 의료법, 약사법에 따르면 의사가 전화로 환자를 진료하는 것, 배달업체가 약국에서 약을 받아 환자에게 갖다주는 것 모두 원래는 ‘불법’이다. 코로나19 때문에 임시로 허용됐다.

이런 문제가 해결돼야 닥터나우가 본격적으로 성장궤도에 오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장 대표는 “지금은 단순 문진으로만 진료하지만, 디지털 청진기·웨어러블 심전도 기기 등 스마트 의료기기를 비대면 진료에 접목하면 집에서도 정밀 진단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