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SK바이오팜 IR자료
자료=SK바이오팜 IR자료
SK바이오팜이 시장 예상치(컨센서스)를 크게 웃도는 작년 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2021년 4분기에 기술수출한 계약금을 예상보다 많이 인식하며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을 내놨다.

8일 SK바이오팜은 2021년 연결 재무제표 기준 잠정 실적을 발표하고 설명회(컨퍼런스콜)를 진행했다. 지난해에 매출 4186억원과 영업이익 953억원을 달성했다. 사상 최대 실적이다. 매출은 전년 대비 16배 이상 늘었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4분기 매출에 기술이전 계약금 등이 반영되며 최대 실적을 이끌었다.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307억원과 1344억원을 기록했다.

기술이전 계약금 및 지분 가치, 4분기에 대부분 반영

외부감사법상 매출 및 매출 인식 방법은 회사가 먼저 제시하고 감사인이 적정 여부를 판단한다. 따라서 SK바이오팜이 지난해 4분기에 기술이전하며 얻은 대가를 어떻게 매출로 인식할지를 예상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SK바이오팜은 지난해 11월 상하이 소재 투자사인 ‘6디멘션 캐피탈’과 합작사 이그니스 테라퓨틱스를 설립키로 했다. 합작사를 통해 중국에 진출한다. 이를 위해 엑스코프리(성분명 세노바메이트)를 포함해 6개 중추신경계(CNS) 신약 및 후보물질의 중국 판권을 이그니스에 기술수출했다.

반환하지 않는 계약금 2000만달러(약 239억원)와 단계별기술료(마일스톤)로 최대 1500만달러(약 180억원)을 받는 조건이다. 이그니스 주식 1억5000만주도 받았다.

이어 12월에는 캐나다 지역 상업화 권리를 엔도그룹에 기술수출했다. 계약금 2000만달러와 마일스톤으로 최대 2100만캐나다달러(약 198억원)를 받게 된다.

SK바이오팜에 따르면 중국 합작사의 지분가치 및 계약금은 용역 매출로 인식됐다. 현물 출자로 취득한 이그니스 지분은 외부투자자의 현금 출자 가치와 동일한 기준을 적용한 1억5000만달러(약 1796억원) 가치가 인정됐다.

SK바이오팜은 중국 합작사 지분가치와 계약금 약 2035억원의 79% 수준인 약 1600억원을 4분기에 인식했다. 4분기에 계약금의 대부분을 반영한 것은 세노바메이트의 중국 임상 3상 승인을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지분법 내부거래 제거를 적용해 영업외 평가손실 750억원이 반영됐다. 결과적으로 중국 계약과 관련해 4분기 순이익에 반영된 금액은 880억원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캐나다 기술수출 계약금은 2000만달러는 전액 매출로 인식했다. 캐나다 지역은 신약허가만 신청하면 되는 상황이라는 점이 고려됐다. 엔도그룹을 통해 2024년 출시를 목표하고 있다.

올해 제품 매출 1600억~1850억원 예상…작년比 2배

자료=SK바이오팜 IR자료
자료=SK바이오팜 IR자료
SK바이오팜은 2021년 실적에 대해 일회성 비용이 상당 부분을 차지했지만, 이를 제외해도 고무적인 성과라고 했다. 엑스코프리의 미국 매출은 연초에 제시한 목표(가이던스)인 600억~800억원 중 상단을 달성했다는 것이다. 미국 완제의약품과 유럽 원료의약품을 더한 전체 제품 매출은 892억원으로 전년 대비 589% 증가했다.

특히 4분기 제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배 가까이 늘어난 279억원을 기록했다.

컨퍼런스콜을 진행한 조형래 SK바이오팜 매니저는 “미국 매출 가이던스 상단인 800억원은 작년 하반기 중으로 코로나19가 해소되는 것을 가정한 목표치였다”며 “실제로는 델타 및 오미크론 변이 등으로 신약 판매활동에 불리했음에도 이뤄낸 성과인만큼 더욱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올해 제품 매출은 전년 대비 약 2배인 1600억~1850억원으로 예상했다. 엑스코프리 미국 매출 및 원료의약품 형태로 수출하는 유럽 매출을 포함한 금액이다.

엑스코프리는 출시 20개월차를 맞은 지난해 12월 처방건수(TRX) 1만935건을 기록했다. 전년 동월 대비 2.5배 늘어난 것이고, 경쟁약들의 20개월차 평균 처방보다도 월등히 높았다고 했다. 앞으로도 처방건수 및 매출은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봤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일본 및 중국 기술이전 계약과 관련된 금액 중 미인식된 약 730억원이 아시아 임상 진행에 따라 몇년간 분할 인식될 것”이라며 “지난해 실적을 이끌었던 캐나다 및 중국 계약처럼 추가적인 기술이전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박인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