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밍 비중 지난해 첫 절반 돌파…5년째 고속 성장
MP3가 죽인 음악산업 스트리밍이 살렸다

세계 음악산업이 되살아나고 있다. 침체했던 음악 시장이 지난 5년 동안 매년 7% 이상 성장하고 있다. 불법 디지털 음원(MP3) 유통의 직격탄을 맞아 쪼그라들었던 음악 시장에 스트리밍(실시간 재생) 서비스가 자리잡으면서 음악산업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지난해 처음으로 전체 음악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을 넘어섰다. 정보기술(IT) 발달로 음악산업의 성장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스트리밍이 살린 음악산업

MP3가 죽인 음악산업 스트리밍이 살렸다

22일 국제음반산업협회(IFPI)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음악산업 시장 규모는 202억달러(약 24조5329억원)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8% 증가했다. 1999년 정점을 찍고 하락세로 돌아섰던 세계 음악 시장이 2015년 다시 커지면서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시장도 비슷하다. 2001년부터 쪼그라든 국내 음악산업은 2008년 증가세로 전환됐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음악산업 규모는 7조원으로 추정된다. 1년 전보다 8% 커졌다.

한때 세계 음악산업이 침체한 것은 디지털 음원이 등장하고 이 음원이 불법으로 유통됐기 때문이다. 글로벌 음악산업이 성장세로 돌아선 배경에는 스트리밍 서비스가 있다. 2009년 매출이 4억달러(약 4847억원)에 불과했지만 10년 후인 지난해에는 114억달러(약 13조8510억원)까지 커졌다. 28배 이상 급증했다. 스트리밍 서비스는 지난해 전체 음악산업에서 56.4%의 비중을 차지하며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섰다. IFPI에 따르면 세계 유료 스트리밍 이용자 수는 지난해 말 기준 3억4100만 명으로 추정된다.
국내 1위 음원 스트리밍 앱  ‘멜론’

국내 1위 음원 스트리밍 앱 ‘멜론’

치열해진 주도권 경쟁

MP3가 죽인 음악산업 스트리밍이 살렸다

국내 스트리밍 시장이 커지면서 관련 업체 간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국내 음원 유통 시장 점유율 1위는 멜론(38.6%)이다. 다음은 지니뮤직(25.7%) 플로(17.7%) 바이브(4.9%) 벅스(3.5%) 등의 순이었다.

글로벌 1위 업체 스포티파이의 한국 시장 진출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후발주자인 네이버는 음원 이용료 수익 배분을 바꾸는 방식으로 이용자 확보에 나설 예정이다. IT업계에 따르면 스포티파이는 올 1월 서울 대치동의 한 공유오피스에 스포티파이코리아를 설립했다. 피터 그란델리우스 스포티파이 본사 법무총괄이 한국법인 대표를 맡았다.

네이버 ‘바이브’

네이버 ‘바이브’

국내 업체 중에서는 네이버의 반격이 눈에 띈다. 네이버는 음원 사용료 정산 방식을 개별 소비자 중심으로 개편하는 방식으로 차별화할 예정이다. 음원 서비스 바이브에 새 정산 시스템인 ‘바이브 페이먼트 시스템(VPS)’을 도입할 계획이다. 소비자가 낸 요금을 정산할 때 해당 사용자가 직접 들은 음원의 저작권자에게만 수익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지금까지 다른 음원 유통업체들은 ‘비례 배분제’를 적용해왔다. 네이버는 ‘내 돈이 내가 듣는 음악을 만든 가수에게 그대로 간다’는 점을 내세워 음원 시장의 판도 변화를 노리고 있다. 다른 업체들도 일명 ‘음원 사재기’를 막는 방식으로 이용자 지키기에 나섰다. 멜론은 올여름 음원 차트를 폐지한다. 대신 첫 화면에서 직전 24시간 동안 집계한 인기 음원을 무작위 방식(셔플 재생)으로 서비스한다.

인공지능 서비스로 차별화

BTS

BTS

이번 서비스 개편은 지나친 음원 순위 경쟁을 막기 위해서다. 기존 한 시간 단위 차트는 음원 사재기 등 부작용이 크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한번 높은 순위에 오른 음원은 순위에 따라 재생하는 실시간 차트 방식 때문에 인기를 유지하기 쉽다.

플로는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해 공신력을 높인 ‘플로 차트’ 서비스를 지난 3월 시작했다. 새로운 순위표는 분석 기간을 24시간으로 넓힌 게 특징이다. 기존 실시간 차트는 한 시간 단위로 음원 재생 횟수를 집계했다. 짧은 시간을 기준으로 순위를 정하다 보니 차트가 왜곡될 가능성이 높았다. 분석 기간을 24시간으로 늘리면 사재기 등 비정상적인 움직임을 잡아내기 쉽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음원 유통업체들은 AI 기술의 고도화에도 집중하고 있다. 지니뮤직은 시간대에 따라 다양한 음악을 추천하고 이용자의 음악 취향을 확장하는 큐레이션 서비스 ‘포 유’를 올 3월 선보였다. 벅스는 개인별 음악 감상 정보를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방식으로 편의성을 높였다. 지난 2월에 내놓은 서비스 ‘내가 사랑한 음악’에서는 월별 청취곡, 아티스트, 음악 감상 장르 비중, 총 감상 시간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좋아하는 곡을 얼마나 반복해서 듣는지, 인기곡 위주로 듣는지 등의 음악 청취 유형도 분석해 준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