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기술력으로 개발한 보툴리눔 톡신이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 진출한다. 피부 미용 등에 쓰이는 보툴리눔 톡신이 화장품에 이어 K뷰티 열풍을 일으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대웅제약 '나보타' 美 FDA 허가…미국 미용성형시장 공략 나선다
대웅제약은 지난 1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자체 개발한 보툴리눔 톡신제제 나보타(미국 제품명 주보·사진)의 최종 품목허가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일명 ‘보톡스’로 불리는 보툴리눔 톡신제제는 주름 개선 등에 사용된다. 대웅제약은 나보타로 1조원에 달하는 미국 미용성형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나보타가 승인을 받은 것은 2017년 5월 FDA 허가를 신청한 지 1년9개월 만이다. 지난해 FDA로부터 최종 보완 요구 공문(CRL)을 받았으나 재심사 끝에 FDA 관문을 통과했다. FDA는 나보타를 미간주름 개선에 사용할 수 있도록 판매 허가를 승인했다. 보툴리눔 톡신제제는 주름 완화 등 미용성형뿐만 아니라 경직 완화, 편두통, 경련 등 질병 치료 용도로도 사용된다. 대웅제약은 나보타가 미국 시장에 안착하면 치료 용도로 적응증을 넓힐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시장 규모는 2조원 규모로 확대된다.

전 세계 보툴리눔 톡신 시장은 약 4조2000억원 규모로 이 중 75%를 미국 앨러간이 장악하고 있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시장에 진출한 제품은 앨러간의 ‘보톡스’와 입센 ‘디스포트’, 멀츠 ‘제오민’ 등 3개 제품뿐이다. 아직 경쟁사가 많지 않은 데다 보툴리눔 톡신제제의 치료 분야가 확대되고 있어 시장성이 크다는 게 제약업계 분석이다.

대웅제약은 승산이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나보타가 보톡스와 동일한 분자 구조를 가진 보툴리눔 톡신 단백질 복합체(900kDa)라는 점에서다. 미국에 보툴리눔 톡신 의약품이 시판된 지 약 30년이 됐지만 보톡스와 같은 900kDa 분자구조인 제품은 나보타 외에는 없다. 대웅제약은 경쟁사 대비 저렴한 가격과 품질로 승부한다는 전략이다. 임상에서 보톡스 대비 비열등성을 입증했고 고순도 정제공정 및 감압건조 방식으로 98% 이상 고순도를 시현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미국 이외 국가에서도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했다. 나보타는 미국과 유럽, 캐나다에서 2100명 이상의 대규모 임상3상을 진행했고 캐나다를 비롯한 총 15개국에서 판매 허가를 획득했다. 유럽, 호주, 중남미, 중동 등 약 80개국으로의 판매 계약도 체결했다. 유럽의약청(EMA)의 허가심사 절차도 진행 중이다. 올 상반기에는 유럽 승인 여부가 결정난다.

관건은 마케팅과 유통 네트워크다. 나보타의 미국 현지 판매는 미용 적응증 제품 판매에 특화된 현지 파트너사 에볼루스가 맡는다. 에볼루스의 모회사 알페온은 200명 이상의 미국미용성형학회 오피니언 리더들이 출자해 설립한 회사로, 미국 미용성형 분야에서 막강한 의사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에볼루스는 올봄에 나보타를 출시하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예정이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