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는 내내 심장이 쫄깃했다.” “노란 신호에 너무 빨리 멈추고, 좌회전 지점을 그냥 지나치기도 했다.”

구글 모기업 알파벳의 자율주행자동차 부문인 웨이모가 5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시에서 세계 최초로 선보인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 ‘웨이모 원(Waymo One)’을 시승한 미국 기자들의 반응이다.

웨이모 원 자율주행 택시는 사전등록 고객 400명을 대상으로 시범운행된다. 피닉스와 인근 도시인 챈들러, 템페, 메사, 길버트에서 차량을 이용할 수 있다. 차량은 크라이슬러의 미니밴 퍼시피카를 개조한 모델로, 지붕에 라이다(물체인식 센서) 등 각종 센서가 부착돼 있다.

자율주행 기술 분류상 최종 단계인 완전한 자율주행차(5단계)는 아니다. 운전자의 도움 없이 스스로 운전하지만 시스템 모니터링과 안전을 위해 운전석에 엔지니어가 탑승한 상태로 운행되는 4단계 수준이다. 승객 좌석 앞에는 모니터(사진)가 설치돼 있어 실시간 경로와 교통상황, 운행 상태 등을 알려준다. 승객 좌석 위에는 위급상황에 대비한 비상정지 버튼도 설치돼 있다.

이용 방식은 우버·리프트 등 차량공유 앱(응용프로그램)과 비슷하다. 스마트폰에 웨이모 원 앱을 설치한 뒤 차량을 호출하는 방식이다. 요금은 우버·리프트에 비해 저렴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시범 서비스에서 피닉스 시내 7.4㎞ 거리를 12분가량 이동한 요금이 7.32달러로 청구됐다. 같은 장소를 우버와 리프트를 통해 이동했을 때는 각각 9.38달러, 8.29달러가 나왔다.

웨이모 원 택시는 대체로 교통량이 많지 않고 교통체계가 단순한 도로에서 운행된다. 안전 등을 위해 최고 시속 45마일(약 72㎞) 이내로 달린다. 일부 붐비는 구간에서도 자연스럽게 교통 흐름에 맞춰 달렸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미국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더버지는 “차선 변경 때는 속도를 올리고, 방지턱 앞에선 감속하는 등 부드러운 주행을 했다”고 보도했다.

일부 아쉬운 점도 지적됐다. 차량이 급브레이크를 밟는 등 승객을 긴장시키는 일이 발생한다는 시승 후기 등이 있었다. 하지만 차량에 설치된 모니터를 통해 상황을 설명해줘 크게 불안한 경험은 아니었다고 했다.

실리콘밸리=안정락 특파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