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포털업체들이 뉴스 편집을 인공지능(AI)에 잇달아 맡기고 있다. 기사 배치 조작 논란에서 벗어나고 개인 맞춤형 정보를 제공한다는 취지에서다. 하지만 AI 뉴스 편집도 문제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포털 서비스 다음을 운영하는 카카오의 여민수 공동대표는 10일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뉴스 서비스 개편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 9일 국내 1위 포털 네이버는 모바일 첫 화면에서 뉴스를 제외하기로 하는 등 뉴스 서비스 편집에서 손을 떼겠다고 발표했다. 2위 포털 카카오의 관련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 가운데 여 대표가 입장을 밝힌 것이다.

다음은 모바일 주간 평균 이용자가 750만 명에 이른다. PC를 포함하면 전체 월간 평균 이용자가 2500만 명에 달할 정도로 막강한 뉴스 제공 플랫폼이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17년 언론 수용자 의식조사’에 따르면 네이버의 뉴스 점유율은 66.3%, 다음은 22.5%였다.

카카오는 모든 뉴스를 AI 기반으로 배치하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자체 개발한 루빅스라는 실시간 이용자 반응형 뉴스 추천 기술을 활용해 모바일 첫 화면에 뉴스를 배치한다. 루빅스는 이용자의 뉴스 소비 방식, 성별, 연령대 등에 따라 뉴스를 추천하는 개인 맞춤형 서비스다.

카카오 관계자는 “다음의 뉴스 화면은 보는 사람마다 모두 달라 뉴스 편집 논란이 거의 없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도 이르면 오는 7월부터 AI 기반 뉴스 서비스인 뉴스피드판(가칭)을 도입할 예정이다. 그동안 네이버 직원이 맡았던 기사 배열 작업을 AI에 넘겨 여론 왜곡 논란에서 벗어나려는 개선책이다.

전문가들은 AI의 뉴스 편집이 기존 뉴스 서비스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는 없다고 지적한다. AI가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는지 외부에 공개하고 검증을 받아도 오류가 생길 수 있어서다.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AI도 결국 인간이 설계하기 때문에 인간의 잘못이 극대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AI를 이용하는 구글 뉴스 서비스는 기사 배열 기준으로 언론사의 뉴스 생산량, 직원 수 등을 고려하기 때문에 대형 언론사에 유리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보안업계 관계자는 “AI의 취약점을 찾아 AI가 선호하는 방식으로 기사를 쓰면 여론 조작이 가능하다”고 했다.

AI 뉴스 서비스가 사회 갈등을 더 키울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다양한 정보와 관점을 접할 기회를 막아 기존 입장과 편견을 강화하는 ‘확증편향’을 초래할지 모른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