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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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WSJ)은 2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카지노들이 게임 규칙을 고객들에게 불리하게 바꾸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들어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이전 수준으로 라스베이거스 방문객들이 늘자 카지노 운영업체들이 수익성 극대화 차원에서 규칙 변경을 하고 있다고 WSJ는 분석했다.

WSJ에 따르면 대부분의 카지노들이 인기 카드 게임인 블랙잭에서 받을 수 있는 상금을 낮추고 있다. 카지노들은 받은 카드의 합이 21에 가까울수록 승리하는 이 게임의 배당률을 150%에서 120%로 낮췄다. 라스베이거스의 초대형 카지노 업체인 시저스가 대표적 예다. 시저스를 비롯 대형 카지노들은 10달러를 거는 고객이 승리하면 예전엔 15달러를 지급했지만 이제는 12달러만 주고 있다.

카지노들은 판돈으로 거는 금액 하한선도 높였다. 팬데믹 이전엔 최소 베팅액이 15달러인 카지노들이 많았지만 현재는 야간 최소 베팅액이 50달러인 카지노가 많다는 게 WSJ의 설명이다. 대부분 최근에 최소 베팅액을 25달러에서 50달러로 높였다고 WSJ는 덧붙였다.

라스베이거스가 속한 네바다주의 게임관리위원회는 블랙잭 참가자들이 지난해 카지노에서 10억달러의 손실을 입었다고 집계했다. 2007년에 이어 역대 두번째로 많은 손실액이다.

이에 비해 라스베이거스 카지노들은 도박 부문에서만 83억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팬데믹 이전보다 25% 이상 넘어선 금액이다.

WSJ는 지난해 라스베이거스 방문객 수는 팬데믹 이전인 2019년 수준에 못미치지만 관광객들이 쓴 돈은 기록적인 수준이라고 전했다. 방문객 1인당 사용액이 늘어 카지노 수익이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라스베이거스 카지노들은 인건비가 상승하는 점을 감안해 딜러들을 줄이고 슬롯머신 같은 전자 테이블 게임을 늘렸다. 슬롯머신 매출액은 지난해 46억달러로 전년 대비 15% 증가했다.

카지노 운영업체들이 단기적인 이익에 집착하면 장기적으로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빌 젠더 카지노 컨설턴트는 WSJ에 "방문객들이 카지노에 가서 도박을 할 때마다 금방 돈을 잃는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고객이 줄어 카지노 업체들도 어려워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