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경제대국 일본의 자동차 시장이 처음 인도에 밀려 4위로 내려앉았다. 인도 시장이 세계 최대 규모의 인구를 등에 업고 무섭게 성장한 반면 일본 시장은 45년 전 수준으로 줄어든 탓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022년 인도의 신차 판매 대수가 최소 425만 대로 420만 대의 일본을 제치고 처음 세계 3위로 올라섰다고 6일 보도했다. 인도 자동차 시장은 14억 명의 인구와 중산층 확대를 배경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이와 반대로 지난해 일본의 신차 시장은 4년 연속 위축되면서 1977년(419만 대)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777만 대가 팔린 1990년에 비해서는 거의 반토막이 났다. 2015년부터 인구가 감소하고, 급여 수준이 30년째 제자리인 점이 원인으로 꼽힌다. “반도체와 자동차 부품 부족으로 일본 완성체 업체들이 신차 수요에 대응하지 못한 영향도 크다”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해외 시장에서도 일본 완성차 업체들은 일제히 부진했다. 도요타자동차는 1년 만에 미국 시장 1위 자리를 제너럴모터스(GM)에 내줬다. 지난해 GM의 미국 시장 판매량은 227만 대로 2.5% 늘어난 반면 도요타는 211만 대로 9.6% 줄었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은 중국, 2위는 미국이다. 2021년 기준 중국과 미국의 신차 판매 대수는 각각 2627만 대와 1540만 대였다. 한국은 173만 대였다. 중국은 2006년 일본, 2009년 미국을 차례로 누르고 세계 1위 시장이 됐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