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키나와에서 8월 31일 촬영된 태풍 '힌남노'의 위력. /출처=NHK 캡처
일본 오키나와에서 8월 31일 촬영된 태풍 '힌남노'의 위력. /출처=NHK 캡처
초강력 태풍 '힌남노'가 일본에 거센 바람과 비를 쏟아붓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강력한 태풍으로 한반도에 상륙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면서 당국과 시민들의 철저한 대비를 당부하고 있다.

오키나와에 시속 92km 강풍…'온종일' 강풍 예보

1일(이하 현지시간) 기상청에 따르면 힌남노는 오전 3시 기준 일본 오키나와 남남서쪽 약 360㎞ 부근 해상까지 이동했다. 중심기압은 915hPa(헥토파스칼), 최대풍속은 시속 198km, 강풍 반경은 280km에 달하고 있다.

NHK에 따르면 31일 오키나와 난조에서는 시속 92km의 강풍이 불었다. 이날도 오키나와 본섬과 인근에서 힌난노의 영향으로 온종일 강풍이 예보됐다. NHK는 태풍이 오는 2일 오키나와 남쪽에서 다시 북상해 오키나와현에 접근할 가능성이 있으며, 강풍과 파도 등의 영향도 장기간 계속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약 600km 상공 위에서 찍힌 태풍 '힌남노'의 눈. /출처=NHK 캡처
약 600km 상공 위에서 찍힌 태풍 '힌남노'의 눈. /출처=NHK 캡처
2003년 한반도를 휩쓸고 간 태풍 '매미'의 최저기압은 국내 상륙 당시 954hPa로 역대 2위다. 최대 순간 풍속은 초속 60m로 역대 1위다. 현재 기상청은 태풍 힌남노의 최저중심기압이 매미와 비슷한 940hPa로 전망했다. 매미는 국내에서 사망자 117명, 실종자 13명, 재산 피해액 약 4조 원 규모의 피해를 남긴 바 있다.

"이대로면 루사와 매미 합친 정도…'상상 초월' 재앙될 수도"

힌남노가 한반도에 상륙할 가능성에 전문가들은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문일주 제주대 태풍연구소장은 1일 오전 YTN 뉴스라이더에서 "만약 지금 기상청 예측대로 한반도를 향하게 된다면 그 피해는 2002년 태풍 '루사'와 2003년 '매미'를 합친 정도"라며 "힌남노의 지금 강도가 최고 등급까지 올라갔다. 문제는 지금 힌남노 서남쪽에 위치한 자기 몸집보다 더 큰 거대한 열대기압부를 집어삼키고 있어서 세력이 엄청나게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문 소장은 "그렇게 되면 지금보다 강풍 반경이 한 1.5배 정도 더 커지고 비를 뿌릴 수 있는 수증기 양도 지금과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크게 증가할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힌남노는 거의 핵탄두급 수증기를 탑재한 엄청난 태풍으로 바뀌게 된다"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이럴 경우 피해는 상상을 초월하는 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정부라든지 지자체, 그리고 국민 여러분은 태풍이 그동안 경험했던 태풍 정도까지 준비할 것이 아니고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잡아서 철저히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내일은 힌남노 앞자리에서 유입되는 고온다습한 수증기가 더해지며 제주도와 남해안을 중심으로 강하고 많은 비가 쏟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모레까지 제주도 많은 곳에 300mm 이상, 남해안에도 최고 100mm의 호우가 예상된다. 남부와 영동에도 5~60mm의 비가 내리겠다. 제11호 태풍 힌남노(HINNAMNOR)는 라오스에서 제출한 이름으로, 국립보호구역의 이름이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