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비자들이 소고기 패티를 넣은 버거 대신 닭고기(치킨) 샌드위치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인플레이션 시대에 소고기보다 저렴한 닭고기가 부담이 덜해서다. 미국 기업들도 원가 절감을 목적으로 닭고기 샌드위치를 앞다퉈 내놓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고물가 시대에 접어든 미국에서 소고기버거 대신 치킨샌드위치가 인기를 끌고 있다”며 “패스트푸드업체들의 치킨샌드위치 판촉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패스트푸드업계는 치킨샌드위치 신상품 출시에 열을 올릴 뿐 아니라 판촉에도 아낌없이 예산을 배정하고 있다. 파파이스, 파네라브레드 등은 최근 새로운 치킨샌드위치를 출시했다. KFC와 웬디스, 버거킹이 올해 치킨샌드위치 신상품 광고를 전국 단위로 내보내기 위해 들인 예산은 수천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높은 물가에 미국 소비자들도 치킨샌드위치를 선택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패스트푸드업체들이 치킨샌드위치 가격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평균 5%가량 인상했지만 가격은 여전히 1~7달러로 비교적 저렴해서다. 시장조사업체 NPD그룹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미국 소비자들은 치킨샌드위치 구입에 24억달러(약 3조1396억원)를 썼다.

치킨샌드위치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닭고기 공급업체의 수익도 개선됐다. 지난해 상반기에 66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한 미국 최대 가금류 가공업체 필그림스프라이드는 올해 상반기 6억4300만달러 흑자로 전환했다.

중국 패스트푸드 기업인 염차이나는 KFC 닭발 메뉴를 출시했다. 염차이나는 중국에서 KFC와 피자헛 등 글로벌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운영하는 기업이다. 조이 와트 염차이나 최고경영자(CEO)는 “비용이 상승함에 따라 그동안 사용하지 않던 닭발을 메뉴에 포함해 원가를 절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