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쇼핑 성장세가 꺾이면서 아마존이 허리띠를 바짝 조이고 있다. 임차했던 창고들을 재임대 매물로 내놓기로 했다.

23일(현지시간) 앨리사 캐롤 아마존 대변인은 “더 이상 필요치 않은 건물들과 관련된 재정 부담을 덜기 위해 창고 일부를 재임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재임대할 창고의 규모와 지역이 어디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블룸버그, 월스트리트저널 등 현지 언론들은 이번 발표에 앞서 아마존이 창고를 재임대 매물로 내놓을 수 있다고 전망했었다. 미국 뉴욕·뉴저지·캘리포니아주에 있는 창고 시설들이 재임대 대상으로 거론됐다.

운영 중인 창고 규모를 줄이기로 한 건 이 회사가 내놓은 실적 부진 전망과도 맞닿아 있다. 아마존은 코로나19 유행으로 온라인 쇼핑 수요가 늘면서 지난 2년간 창고와 직원 수를 늘리는 등 운영 규모를 2배로 키웠다. 하지만 지난 2월 이후 팬더믹(감염병 대유행)이 사그라지면서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 증가하는 데 그쳤다. 2001년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이다.

아마존은 올 2분기 매출을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한 1160억~1210억달러로 전망하고 있다. 1분기만 못한 성장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영업이익은 10억달러 손실에서 30억달러 이익으로 전망 중이다. 지난달 28일 앤디 제시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앞으론 생산성 개선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말했다.

아마존 주가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0.03% 하락한 2151.14달러를 기록했다. 연중 최고치였던 연초 주가(3408.09달러)와 비교하면 37% 떨어졌다. 설상가상으로 투자금을 넣었던 전기차 업체인 리비안의 주가가 지난해 11월 기업공개(IPO) 이후 75% 이상 하락하면서 아마존은 투자 손실도 봤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