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지금까지 해외 위탁생산에 의존하던 첨단 반도체를 2025년부터 자국에서 생산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일본 르네사스를 비롯한 세계 자동차 반도체 업체들이 잇따라 생산 차질을 빚은 뒤 반도체의 안정적 공급이 주요국의 핵심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나온 움직임이어서 주목된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첨단 반도체를 일본에서 생산하는 체제를 갖추기 위해 민관 공동사업체를 신설한다고 24일 발표했다. 5세대(5G) 이동통신 대중화로 수요가 급증한 첨단 반도체를 안정적으로 조달하기 위해서라고 경제산업성은 설명했다.

일본에는 PC와 가전제품용 반도체를 생산하는 공장은 여러 곳 있지만 최첨단 반도체는 거의 대부분 해외 기업에 위탁해 생산하고 있다. 이 때문에 첨단 반도체 분야 경쟁력이 한국과 미국, 대만 기업에 비해 크게 뒤져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은 전했다.

민관 공동사업체는 국립 산업기술종합연구소와 반도체 제조장비 업체인 도쿄일렉트론, 캐논 등 3곳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민간 기업이 첨단 반도체의 회로를 만드는 선공정 기술을 개발하면 산업기술종합연구소가 제조설비의 실용화를 지원하는 구조다.

경제산업성은 세계 최대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 회사인 대만 TSMC에 보조금을 지원해 민관 공동사업체와 시너지를 낼 계획이다. TSMC는 이바라키현 쓰쿠바시에 조립 공정과 관련한 연구개발 거점을 신설하기로 했다. 반도체 생산 분야에서 앞선 미국 기업과도 협력할 방침이다.

2025년까지 일본 내 첨단 반도체 양산 체제를 갖추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경제산업성은 밝혔다. 일본 정부는 반도체 공급망을 재편하는 방안도 민관 공동사업체와 협의하기로 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