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향해 멍청이라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또라이(wacko) 존 볼턴은 내가 김정은으로부터 온 '러브레터'를 정말 그것인 양 보는 것처럼 논의했다는 점에 관해 얘기하고 있었다고 방금 들었다"고 말했다.

자신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서 온 친서를 마치 러브레터, 즉 연애편지인 것처럼 여겼다는 식으로 볼턴이 말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분명히 그저 풍자적인(sarcastic)한 것이었다"며 "볼턴은 정말 멍청이였다"고 비판했다.

'sarcastic'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문장의 주어가 따로 표시되지 않아 주어에 따라 의미가 달라질 수 있지만, 대체로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러브레터 표현을 일종의 풍자라고 말하면서 이를 제대로 간파하지 못한 볼턴을 비난했다는 쪽으로 해석했다.

뉴욕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은 볼턴이 '러브레터'를 주고받았다는 설명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는 실수를 범했다면서 멍청이라고 불렀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윗에서 볼턴이 언제, 어떤 식으로 '러브레터'에 대해 언급했는지 정확히 밝히지 않았다.

그는 2018년 미·북 정상회담을 정점으로 한 북한과 비핵화 협상이 본격화한 이후 김 위원장에게서 온 친서를 직접 '러브레터'라고 표현하진 않았지만 '아름다운 편지'. '훌륭한 편지'라고 수차례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볼턴 비난에 초점이 있지만 한편으론 김 위원장의 친서를 극찬하고 높이 평가하던 기존 태도에서 일정한 거리를 두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을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9월 자신과 김 위원장이 "사랑에 빠졌다"라고 발언했다가 논란을 빚자 "단지 비유적 표현"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친서가 북한 정권의 인권 유린 문제를 약화하는 것처럼 보이고 북미 정상의 관계는 선전에 이용돼 왔다고 평가한 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언사에 관한 비판과 우려를 풍자라는 변명으로 종종 묵살해 왔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워터게이트' 특종기자인 밥 우드워드는 오는 15일 신간 '격노'의 발간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주고받은 25통의 친서를 입수했다고 밝혀 최소한 일부라도 공개될 가능성이 큰 상태다.

볼턴은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러브레터 언급과 대북 접근법을 비판해 왔다.

그는 17개월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일하다 지난해 9월 경질됐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해법을 둘러싼 입장 차도 경질 사유 중 하나로 꼽았다.

이후 볼턴은 북한을 포함한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안보 정책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지난 6월에는 회고록 '그것이 일어난 방'을 책으로 펴내기도 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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