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등 외국 기업에 대한 의약품 의존도를 낮추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할 전망이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은 6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갖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 같은 내용이 담긴 행정명령에 곧 서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 정부가 '필수 의약품'을 구매할 때는 미국 기업이 생산한 제품을 사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나바로 정책국장은 "미국은 마스크·장갑·고글·인공 호흡기 등 의료 장비 및 의약제품에 대해 외국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며 "조만간 이 행정명령을 적용할 필수 의약품 목록을 작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미국 기업들이 의약품을 빠르게 개발할 수 있도록 각종 규제도 완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미국에서는 의약품의 해외 의존도가 너무 크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날 "처방전 없이 살 수 있는 단순한 진통제마저도 부족 사태가 벌어졌다"며 "미국이 필수 의약품 공급을 중국에 얼마나 의존하고 있는지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해열·진통 성분인 아세트아미노펜과 항생제, 고혈압 처방약은 중국이 대부분 약품 원료의 공급을 독식하고 있다. 미국 기업들은 아세트아미노펜을 생산하는 것이 이익을 없다고 보고 있다. 미국에서 사용되는 아세트아미노펜의 70%가 중국에서 생산되는 이유다.

항응혈제인 헤파린의 글로벌 공급도 중국이 80%가까이 점유하고 있다. 항생제의 해외 의존도는 이보다 더 높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