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치 10억달러(약 1조원) 이상의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인 ‘유니콘’ 기업이 5년 만에 네 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글로벌 데이터 분석업체인 피치북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당시 기업가치가 10억달러를 넘는 전 세계 스타트업은 39개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미국에서만 145개 기업이 유니콘 반열에 올랐다. 미국 유니콘 기업의 총 기업가치는 5559억달러(625조원)에 달한다. 우버, 에어비앤비, 위워크 등 유명 기업 뿐 아니라 앱터스, 헬로프레시 등 다소 낯선 업체들도 다수 포함돼 있다.

정보기술(IT) 전문매체 테크크런치는 “유니콘이란 용어를 처음 사용한 에일린 리 카우보이벤처스 창업자는 당시 이런 기업을 “극소수 천재들만 갖는 행운”이라고 표현했다”며 “하지만 5년이 흐른 지금 유니콘은 실리콘밸리 안팎에서 흔해졌다”고 설명했다.

중국에서의 유니콘 기업 급증도 눈에 띈다. 중국 유니콘 기업은 엔터테인먼트·교육·게임·핀테크 등 인터넷 서비스 업종 비중이 컸다. 앤트파이낸셜(핀테크), 진르터우탸오(엔터테인먼트), 디디추싱(차량공유), 메이투안디엔핑(소셜커머스) 등이다. 소비·서비스 관련 분야에선 중국 기업이 전체 유니콘의 6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치북은 최근 유니콘 기업이 흔해진 이유를 자금조달 방식의 다변화로 설명했다. 비공개로 지배구조를 유지하면서도 소프트뱅크 등 글로벌 벤처캐피털 등의 투자로 ‘미니 IPO(기업공개)’를 선택하는 경우가 늘었다는 얘기다. 이렇게 투자된 규모만 801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기업들이 유니콘이 되기까지 걸리는 시간도 줄어들고 있다. 3년 전엔 평균 7년6개월 걸리던 기간이 최근 6년으로 단축됐다. 1998년 설립된 구글이 기업가치 10억달러를 돌파하는 데는 8년 걸렸지만, 2009년 설립된 우버는 3년, 2011년 나온 스냅챗은 2년만에 달성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