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은 "미래엔 모든 회사가 인공지능 기업 돼… 인터넷처럼 AI도 모두 쓰게 될 것"
데이비드 은 삼성넥스트 사장(사진)은 “인공지능(AI) 기술이 모든 비즈니스를 바꾸고 있다”며 “미래에는 모든 회사가 AI 기업이 돼야 할 것”이라고 1일(현지시간) 말했다. 삼성이 2013년 설립한 삼성넥스트는 미국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사물인터넷(IoT)과 증강현실(AR), AI 분야의 혁신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60여 개사에 투자했다.

은 사장은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베벌리힐스 힐튼호텔에서 열린 ‘밀컨 글로벌 콘퍼런스 2018’에서 “AI가 모든 산업에서 중심을 차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삼성넥스트는 삼성이 스타트업처럼 움직이고, 스타트업에 투자하기 위해 설립됐다”며 “AI와 소프트웨어 관련 스타트업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은 사장은 AI 기술과 산업은 아직 초기 단계라고 말했다. 그는 “AI는 야구에 비유하면 9이닝 중 첫이닝에 있고 기초가 되는 데이터 쓰나미가 밀려오고 있다”며 “이를 제대로 활용하느냐가 중요하다”고 했다.

은 사장에 따르면 스마트폰은 카메라 등을 갖춘 슈퍼컴퓨터로 진화하면서 수많은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또 생활 공간 모두가 서로 연결돼 엄청난 양의 새로운 데이터들이 생산되면 5세대(5G) 네트워크를 통해 곧바로 수집될 것으로 내다봤다. 데이터 자체도 과거의 1차원 텍스트에서 2차원인 사진, 영상으로 바뀐 데 이어 앞으로 3차원(3D) 비디오, 컴퓨터 시뮬레이션 등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 사장은 “그런 방대한 데이터를 보유하게 되는 회사가 소비자에게 더 나은 경험을 안겨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과거 연구소에서 나온 ‘웹’이 표준화되고 자바 TCPIP 등이 개발되면서 보편화됐듯이 AI도 이 같은 과정을 거쳐 일상과 산업 전 분야에 적용될 것”으로 내다봤다.

은 사장은 “AI가 인간을 지배할 것이라는 주장은 과장됐다”고 말했다. 그는 “수많은 형태의 AI가 있지만 대부분 굉장히 좁은 한 분야에 집중하는 식으로 개발되고 있으며 인간처럼 종합적 판단을 할 수 있는 건 없다”고 지적했다. “지금은 사람이 의사결정자”라며 “AI가 인간처럼 의사결정을 하려면 아주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벌리힐스=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