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주둔 영국군 고위 지휘관들이 강경 일변도로 치닫는 미군의 이라크 저항세력 진압방식에 강한 불만을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익명을 요구한 영국 육군 고위 관계자는 11일자 데일리 텔레그래프와 회견에서미국의 공격적인 방식이 연합군 지휘관들 사이에 갈등을 야기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영국군 고위 지휘관들의 좌절이 심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특히 이라크인들을 `열등 인간'(untermenschen)으로 간주하며 무조건 적대시하는 미군의 인종주의적인 태도가 강한 거부감을 유발하며 갈등의 뿌리가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라크 남부 영국군 사령부에 소속된 이 관계자는 "영국군 지휘계통은 미군이위협의 크기에 비해 과잉대응을 하고 있다는 견해를 갖고 있다"면서 "미군은 영국군과는 달리 이라크인을 `열등 인간'으로 여기고 있으며 이라크인들의 인명손실은 안중에도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모든 이라크인은 악당이며 이라크는 강도의 나라이고 따라서 모든 이라크인은죽여야할 대상이라는 것이 미군의 기본적인 인식이라는 것이다. 영국 육군 고위 장교인 이 관계자는 영국 정부가 미국 정부에 정식으로 불만을제기하지는 않았지만 영국군 지휘부의 "우려와 불만"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군은 박격포 공격을 당하면 레이더로 박격포를 추적한 뒤 인근 지역 전체에 폭격을 가해 초토화함으로써 대규모 민간인 희생을 야기하고 있다"면서 "이는비극적이고 끔찍한 일"이라고 말했다. (런던=연합뉴스) 이창섭특파원 lc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