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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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업황 전망이 엇갈리는 가운데에도 상장지수펀드(ETF) 투자자의 ‘반도체 사랑’은 식지 않고 있다. 인공지능(AI) 산업의 고도화에 힘입어 반도체 수요가 장기적으로 탄탄할 것으로 전망하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반도체 톱4·톱10’ ETF 인기

식지않는 'AI 열풍'…반도체 ETF 잘나가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TIGER Fn반도체TOP10’ ETF의 순자산이 1000억원을 돌파했다고 27일 발표했다. 이 ETF는 국내 시가총액 상위 10대 반도체 기업에 투자한다. 삼성전자(25%)와 SK하이닉스(21%)의 편입 비중이 절반에 육박한다. 개인은 올 들어 이 상품을 128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모든 국내 주식형 ETF 중 개인 순매수 1위다.

‘챗GPT 열풍’에 힘입어 반도체 대장주를 담아두려는 수요가 꾸준히 몰리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신승우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부문 매니저는 “금리 인상 사이클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위험 선호 현상이 강해지고 있는 가운데 AI 열풍이 반도체 투자에 긍정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지난해 11월 상장한 ‘ACE 글로벌반도체톱4플러스솔랙티브’도 몸집을 빠르게 불리고 있다. 올초 75억원이던 순자산이 이달 24일 기준 357억원으로 늘었다. 이 중 개인 순매수 금액이 89억원어치였다. 이 상품은 메모리·비메모리·반도체장비·파운드리 등 4개 분야 대표 기업을 주로 담고 있다. 엔비디아(28%) TSMC(19%) ASML(17%) 삼성전자(16%)를 가장 많이 편입했다. 김찬영 한국투자신탁운용 디지털ETF마케팅본부장은 “메모리·비메모리·반도체장비·파운드리 등 분야별 1등 기업에 투자하는 ETF에 개인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KODEX 반도체’와 ‘TIGER 반도체’에도 올해 초부터 각각 296억원, 182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두 상품은 국내 반도체·장비 업종 전반에 분산 투자하는 대표적 ETF다.

반도체 테마, ETF 평균 수익률 웃돌아

국내 증시에 상장된 반도체 ETF는 20종에 육박하고 있다. 같은 반도체산업 안에서도 지역·섹터별로 편입 종목을 달리해 상품이 다양해지는 추세다. 이들 ETF는 올해 들어 개미들에게 ‘수익률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대부분의 상품이 국내 주식형 ETF 평균(11.64%)을 웃도는 성과를 냈다.

반도체 ETF 중 순자산 규모가 가장 큰 ‘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나스닥’(1조5927억원)은 연초 대비 수익률이 32.7%를 기록했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 수익률의 2배를 추종하는 ‘TIGER 필라델피아반도체레버리지’는 수익률이 70.2%에 달했다. ‘KODEX 미국반도체MV’(34.2%) ‘KBSTAR 비메모리반도체액티브’(22.8%) ‘KODEX Fn시스템반도체’(21.5%) 등도 성과가 좋았다.

최근 순자산이 급증한 ‘ACE 글로벌반도체톱4플러스솔랙티브’와 ‘TIGER Fn반도체TOP10’의 수익률은 각각 40.0%, 18.4%로 나타났다. 하재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는 전기차, 2차전지 등과 함께 테마 ETF의 성장을 견인하는 업종”이라고 말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