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로젠그렌 전 미국 보스턴연방은행 총재가 7일(현지시간) 뉴욕 롯데뉴욕팰리스호텔에서 열린 '한경글로벌마켓 콘퍼런스 NYC 2022' 행사에서 강연하고 있다.  /뉴욕특별취재팀
에릭 로젠그렌 전 미국 보스턴연방은행 총재가 7일(현지시간) 뉴욕 롯데뉴욕팰리스호텔에서 열린 '한경글로벌마켓 콘퍼런스 NYC 2022' 행사에서 강연하고 있다. /뉴욕특별취재팀
미국 중앙은행(Fed)에서 작년까지 14년동안 통화 정책을 직접 결정했던 에릭 로젠그렌 전 보스턴연방은행 총재가 “경기 침체 없이는 물가 목표를 달성할 수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Fed가 2%인 물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실업률을 끌어올리고 침체를 유도할 수 있다는 의미다.

로젠그렌 전 총재는 6일(현지시간) 뉴욕 롯데뉴욕팰리스호텔에서 열린 ‘한경글로벌마켓 콘퍼런스 NYC 2022’에서 “Fed가 침체를 유발하지 않고 실업률을 0.5%포인트 이상 높인 적이 한 번도 없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번 행사는 한국경제신문 창간 58주년 및 한경글로벌마켓 출범 1주년을 기념해 현지에서 마련됐다.

로젠그렌 전 총재는 “다음달 2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75bp(1bp=0.75%포인트), 12월엔 50bp 올릴 것”이라며 “다만 12월에 인상 폭을 더 높일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미 기준금리는 현재 연 3.0~3.25%다.

로젠그렌 전 총재는 “지금처럼 가파른 물가 상승세가 조기에 진정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3%대인 실업률이 5% 이상으로 뛰어야 인플레이션이 진정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연착륙이 쉽지 않지만 완전히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며 “크게 보면 세계 경제에 완만한 침체가 다가오고 있다”고 했다.

로젠그렌 전 총재는 “미국의 급격한 금리 인상에 따른 강달러 현상이 외화 부채가 많은 기업과 한국 등 일부 국가에 스트레스를 주고 있다”며 “각국이 뒤따라 금리를 올리더라도 시차가 발생하는 만큼 미국보다 심한 경기 둔화를 경험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영국을 포함한 유럽엔 당장 이번 겨울부터 침체가 닥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안상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