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사진=한경DB)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사진=한경DB)
최근 공매도 규정 위반 사실이 드러나 투자자들의 공분을 샀던 한국투자증권이 연이은 악재에 몸살을 앓고 있다. 15시간동안 이어진 트레이딩 시스템 접속 장애에 80년만의 폭우로 사옥 일부가 침수되는 등 설상가상이다. 정일문 사장이 사과문을 발표하며 사태 진정에 나섰지만 분노한 개미들은 다른 증권사로 주식을 이관하겠다며 등을 돌리고 있다.

10일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8일 오후 장 마감부터 9일 오전 7시까지 이어진 트레이딩 시스템 접속 장애가 발생했다.

9일 오전 7시 15분께부터 본사 전산 시스템이 복구돼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이 정상화됐지만 시간외 거래, 해외주식 장전거래(프리마켓), 미국주식 본장 거래를 하려던 투자자들이 불편을 겪었다.

접속 장애의 원인은 본사 전산실에 전원 공급이 원활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8일 장 마감 전부터 전원 공급에 이상이 생겼으나 한국투자증권은 비상시 사용하는 무정전 전원 장치(UPS)를 이용해 폐장 시각까지 시스템을 가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시스템 점검으로 접속 장애가 시작됐다.

한국투자증권은 접속 장애로 손실을 보게 된 투자자에 대해선 보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매도를 하지 못한 경우 9일 동시호가 또는 접속 가능한 가장 빠른 시간에 매도한 뒤 손실 확정 금액을 오는 12일까지 회사에 접수하면 이를 보상하기로 했다.

이에 더해 한국투자증권은 정 사장 명의로 사과문을 발표했다. 정 사장은 한국투자증권 홈페이지에 게시한 대고객 사과문을 통해 "이번 전산 장애로 인해 많은 고객분께 불편을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객센터 및 홈페이지 등을 통해 겪으신 불편 사항을 접수해 주시면 성실히 그리고 신속하게 조치하고 끝까지 책임질 것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다시는 이런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미연에 방지하고 이번 일을 계기로 당사의 모든 전산 환경을 점검하고 반드시 개선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사진 왼쪽부터)  한국투자증권 사옥 침수 관련 사진, 대고객 사과문.(사진=온라인 커뮤니티, 한국투자증권 홈페이지)
(사진 왼쪽부터) 한국투자증권 사옥 침수 관련 사진, 대고객 사과문.(사진=온라인 커뮤니티, 한국투자증권 홈페이지)
한국투자증권의 사과에도 투자자들의 노여움은 풀리지 않고 있다. 앞서 한국투자증권이 삼성전자 주식 공매도 규정 위반으로 투자자들에게 미운털이 박힌 탓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상품 운용과정에서 공매도 대상 주식을 먼저 차입하고 매도하면서 이를 일반 매도 물량으로 표시,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과태료 10억원을 부과받았다.

종목토론방에는 이번 접속 장애 사건을 계기로 다른 증권사로 계좌를 갈아타겠다는 투자자들의 글이 잇따르고 있다.

종목토론방에서 한 투자자는 "한국투자증권은 앞에서는 삼성전자 목표가 10만원 해놓고 뒤에서는 불법 공매도를 3년동안 한 위대한 회사"라고 비판했다.

접속 장애가 발생한 날 한국투자증권은 서울의 기록적인 폭우로 여의도 본사 사옥이 일부 침수되는 피해도 겪었다.

당초 접속 장애가 폭우로 인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이는 전산 장애가 시작된 뒤 4시간 뒤인 오후 8시께 발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침수 피해를 입은 곳은 퇴직연금과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을 담당하는 부서이며 전산실과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또 다른 투자자는 "불법 공매도로 개미들 물먹이더니 한국투자증권이 물벼락 맞았다"며 한국투자증권의 불법 공매도와 사옥 침수를 비꼬았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