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REUTERS
사진=REUTERS
국제사회의 러시아 제재로 러시아 금융시장이 흔들리자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했다. 러시아 루블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러시아인들이 대체 수단으로 비트코인을 대거 사들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은 러시아를 돕는 중국 등을 제재할 수 있는 ‘세컨더리 보이콧’ 도입을 검토 중이다. 한국 정부도 1일부터 스베르방크 등 7개 러시아 은행과의 금융 거래를 중단하고, 2일부터 발행되는 러시아 국채의 매입과 거래를 중지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러시아인들 사재기에…비트코인 가격 급등
해외 암호화폐 시황 분석 업체인 코인게코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1일 오후 2시 기준 4만3333달러로 14.02% 급등했다. 코로나19가 퍼지기 시작한 2020년 2월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이다. 미국과 우방국들이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결제망에서 러시아 은행을 배제하는 제재를 하면서 러시아 루블 가치 및 국채 가격이 급락하는 등 러시아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지자 러시아인들은 비트코인 ‘사재기’에 나섰다. 2047년 만기인 달러 표시 러시아 국채 가격은 지난달 28일 50% 이상 급락했다. MSCI지수에서 러시아가 퇴출될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등 증시도 불안하다. 러시아뿐 아니라 우크라이나에서도 비트코인 가격이 오르고 거래도 활발해진 모습이다. 우크라이나 암호화폐거래소 거래량은 전쟁이 발발한 지난달 24일 이후 세 배 이상 늘었으며 약 7% 안팎의 ‘우크라이나 프리미엄’까지 붙었다. 올 들어 비트코인을 ‘위험자산’으로 분류했던 투자자들의 인식도 점차 바뀌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기획재정부는 러시아 금융제재에 동참하기 위한 조치를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7개 러시아 은행 및 자회사와의 금융거래, 러시아 국채 매매가 제재 대상이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은 러시아의 암호화폐 거래와 제재 우회를 차단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글로벌 암호화폐거래소에 러시아 개인·단체가 루블화 거래를 하지 못하도록 협조 요청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박진우/노경목 기자/워싱턴=정인설 특파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