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사태 영향력 다했나"…코스피, 전운 고조에도 상승출발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러시아와 서방국가들의 갈등이 악화 일로인데도 코스피는 23일 장 초반 강세로 출발했다.

이날 오전 9시14분 현재 코스피는 전일 대비 13.17포인트(0.49%) 오른 2719.96에 거래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기관이 400억원 어치 주식을 사는 반면, 외국인과 개인은 각각 268억원 어치와 113억원 어치를 팔고 있다. 프로그램 매매는 172억원 매도 우위다.

앞서 전일에는 코스피가 1.35% 하락해 2706.79에 마감됐다. 개장 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반군이 점령하고 있던 현지 돈바스의 도네츠크 지역와 루간스크 지역에 대해 각각 독립을 승인하고, 러시아 군대를 이 지역에 진입시키라고 명령했다는 소식의 영향이었다.

이날도 러시아와 서방국가들의 갈등 상황은 악화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됐다고 규정하고 러시아 은행과 국채, 개인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다. 독일도 러시아가 천연가스를 수출하기 위해 만든 '노드스트림-2'에 대한 승인 절차를 중단했다. 유럽연합(EU)도 개인과 은행, 돈바스 지역과의 무역 금지, EU 금융시장에서의 자금조달 제한 등과 같은 제재를 발표했으며, 영국도 러시아 은행 5곳과 개인 3명을 제재하기로 했다.

푸틴 대통령은 ‘확장된 국경’을 언급한 새로운 연설을 내놨고, 미국 국무부와 백악관은 러시아와의 대화 의지를 접는 입장을 잇따라 내놨다.

이에 간밤 뉴욕증시는 일제히 하락했다. 특히 ‘대통령의 날’인 지난 21일(현지시간)에 휴장한 영향으로 악재를 한꺼번에 반영했다.

22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482.57포인트(1.42%) 하락한 33,596.61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44.11포인트(1.01%) 떨어진 4,304.76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66.55포인트(1.23%) 밀린 13,381.52에 각각 장을 마쳤다.

다만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소폭 올라 연 1.95% 수준에서 마감됐다. 안전자산인 국채 가격이 하락했다는 뜻으로, 채권 시장에서는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한편으로는 연 2%를 돌파했다가 1.92%까지 하락한(가격이 상승한) 데 따라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고, 인플레이션 우려도 반영된 영향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실제 국제유가는 상승세를 지속했다.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장중에 배럴당 96달러를 찍은 뒤 91.91달러에 마감됐다. 직전 거래일 대비 1.9% 상승한 수준이다. 브렌트유도 배럴당 99.44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의 주요 업종은 대체로 상승하고 있다. 의료정밀, 금융업, 보험, 운수창고 등의 상승세가 돋보인다. 반면 철강·금속, 음식료품은 하락 중이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는 네이버현대차가 하락 중이다. 반면 KB금융, 삼성SDI, 카카오, SK하이닉스 등은 상승하고 있다.

코스닥은 전일 대비 6.74포인트(0.78%) 오른 874.85에 거래되고 있다. 이 시장에서는 개인이 303억원 어치를 사는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93억원 어치와 124억원 어치를 팔고 있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는 CJ ENM이 약보합권에 머무르고 있다. 상승 종목 중에서는 위메이드, 엘앤에프, 카카오게임즈, 천보 등이 오르고 있다.

환율도 안정 국면이다. 이날 서울외횐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0.40원(0.03%) 내린 달러당 1192.4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