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국 시장에서 자사주 매입 규모가 사상최대치를 경신할 전망이다. 30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2022년 자사주 매입 규모는 8500억달러(약 1011조원)로 2018년의 806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몇몇 대기업들이 자사주 매입을 주도했다. 상위 5개 기업이 3분기 전체 자사주 매입의 30%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 4개는 테크 기업이었다.

애플이 지난 3분기 동안만 204억달러(약 24조2658억원)규모의 자사주를 사들였다. 메타플랫폼스(150억달러), 알파벳(126억달러), 뱅크오브아메리카(99억달러), 오라클(88억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CNBC는 "강력한 현금흐름을 갖춘 테크 기업들이 자사주 매입을 주도했다"고 평가했다.

자사주 매입은 주식 숫자가 줄면서 주당순이익(EPS)가 증가하는 효과가 없으면 투자자들에게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일부 회사들은 자사주를 매입해 경영진이나 직원들에게 스톡옵션으로 줬는데 이런 경우 주식 숫자에는 변함이 없다. 이 때문에 2021년 총 주식수는 3060억주로 2018년의 3000억주보다 약간 늘어났다.

여기에 자사주 매입은 주수가 기준이 아니라 금액 기준이기 때문에 주가 상승으로 매입하는 양은 줄어드는 효과가 있었다.

애플(19%), 알파벳(9%), 메타플랫폼스(1%), 오라클(35%), 마이크로소프트(3%) 등 빅테크 기업들의 주식 수는 많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이같은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봤다. 기업 이익이 적어도 10%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인사이더스코어의 벤 실버맨 리서치 국장은 "기업들에 현금이 계속 들어오고 있기 때문에 기록적인 자사주 매입 속도는 2022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욕=강영연 특파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