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공모주 최대어 중 하나인 SK바이오사이언스가 오는 9~10일 일반 청약을 받는다. 지난해 공모주 열풍을 주도한 SK바이오팜의 선례를 따를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크다. 전문가들은 공모주 균등제를 활용하면서 여러 증권사에 분산 청약하면 같은 투자금으로도 주식을 더 배정받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전체 공모주식의 25~30%인 573만7500~688만5000주를 개인에게 배정한다. 정확한 물량은 5일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이 끝난 뒤 확정된다. 청약은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SK증권, 삼성증권, 하나금융투자 등 여섯 곳에서 동시에 진행된다.
발품 팔면 200만원으로 10주 받을 수 있다
가장 많은 주식을 보유한 증권사는 대표 주관사인 NH투자증권이다. 일반청약 물량의 37%인 212만2875~254만7450주가 이 증권사에 배정됐다. 공동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23%)과 미래에셋대우(22%)로도 126만~158만 주가 돌아간다. 나머지는 인수단으로 참여한 SK증권(8%), 삼성증권(5%), 하나금융투자(5%) 순이다.

공모물량이 많아서 청약 한도는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청약 전일 신규로 계좌를 개설한 온라인 전용 청약자도 삼성증권에서 최대 7000주(온라인 고객 50%)를 청약할 수 있다. 공모가가 최상단인 6만5000원으로 결정되면 7000주를 청약하기 위해 필요한 증거금은 2억2750만원이다. 10억원 이상 청약하려는 큰손 투자자들은 온라인 청약 한도가 4만2000~5만 주부터인 NH투자증권에서만 가능하다. 한국투자증권도 온라인 고객 청약 한도가 2만1000~2만6000주로 높다. 고액 자산가들이 두 증권사로 몰릴 것으로 보인다.

공모주 배정에는 균등배분제가 적용된다. 공모 물량의 50% 이상을 최소 수량만큼 청약한 사람들에게 동일한 수량만큼 나눠주는 방식이다. 이번엔 하나금융투자를 제외한 5개 증권사가 모두 균등배정물량을 50%로 제한했다. 한 증권사에 증거금을 몰아넣기보다 6개 증권사에 모두 10주씩 청약하고 나머지 투자금은 비례배정 경쟁률이 가장 낮은 곳에 넣는 것이 유리하다. 중복 청약이 가능하기 때문에 균등배정 주식을 최대한 많이 받는 것이 적은 돈으로 많은 주식을 확보하는 요령이다.

한국경제신문이 증권사별 청약 계좌 수를 고려해 균등배정 주식 수를 예측한 결과 6개 증권사에 10주씩 총 60주, 공모가 상단 기준 195만원을 넣으면 11주 이상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균등배정 주식이 가장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증권사는 NH투자증권이다. 카카오게임즈 사례처럼 약 22만 명이 청약한다면 4~6주를 받을 수 있다. 다른 증권사도 동일하게 22만 명이 청약한다면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는 2~4주를 배정받을 수 있다.

6개 증권사에 모두 청약할 돈이 없다면 빅3 증권사에 SK증권을 더해 총 네 곳을 공략하면 된다. SK증권은 배정물량은 적지만 다른 증권사에 비해 고객 수가 적어 균등배정 시 유리하다. 균등배정 주식이 가장 적을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삼성증권이다. 카카오게임즈 때처럼 14만 명이 청약할 경우 균등배분 주식 수는 1주다.

증권가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역대 최다 청약 계좌 수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균등제 영향으로 공모주 투자자들이 미성년 자녀 계좌를 개설하고 가족 명의 계좌를 총동원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서다. IB업계 관계자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카카오게임즈 때 유입됐던 청약 증거금 59조원을 넘어설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전예진/김종우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