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FTSE에 이어 S&P500지수 등을 산출하는 S&P다우존스인다이시스가 주식·채권 지수에서 중국 기업을 제외하기로 했다. 세계 최대 지수 산출업체인 MSCI도 중국 기업을 지수에서 빼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큰 영향력을 지니고 있는 3대 지수 산출 기관이 중국 기업을 모두 빼면 한국 시장으로 들어오는 글로벌 자금이 빠르게 증가할 전망이다.

S&P다우존스인다이시스는 10일(현지시간) 주식·채권 지수에서 중국 기업 21곳을 제외하겠다고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 기업 제재 조치에 따른 결정이다.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SMIC, 감시카메라 제조업체 하이크비전 등이 빠졌다.

지난달엔 FTSE러셀지수에서 중국 기업이 제외됐다. 중국 기업을 배제하는 막바지 작업을 하고 있는 MSCI도 조만간 방침을 발표할 계획이다. 글로벌 주요 지수에서 빠지면 중국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의 이탈은 불가피하다. 지수 산출 기관들이 동시에 한 국가의 기업들을 제외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시장에서는 이를 반영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리스크가 커진 중국을 피해 글로벌 자금이 한국으로 방향을 틀었다.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운용하는 ‘아이셰어 MSCI 한국’ 상장지수펀드(ETF)에는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8일까지 총 5억9709만달러(약 6518억원)가 순유입됐다. 한국 기업에만 투자하는 글로벌 ETF에 의미있는 자금 유입세가 나타난 것은 지난 3월 이후 처음이다. 반면 이 기간 중국 ETF에는 자금 유입이 없었다.

MSCI까지 중국 기업을 제외하면 한국행 자금은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이들이 한국으로 눈을 돌리는 이유는 실적 때문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내년 국내 상장사 289곳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182조5222억원으로 사상 최대 수준이다.

이에 따라 코스피지수 3000이 임박했다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11일 코스피지수는 0.86% 오른 2770.06에 마감했다. 전날에 이어 종가 기준으로 또 한번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3000선 돌파까지는 230포인트, 8.3%만을 남겨두고 있다. 60조원이 넘는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예탁금은 외국인 자금 유입과 함께 주가 3000 시대를 열 것이란 전망에 힘을 실어주는 근거가 되고 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