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큼 다가온 '코스피 3000 시대'…증시 고점 두려워 마라
“와! 이거 너무 급하게 오르는 거 아냐?”

11일 증시가 열리고 코스피지수가 2781까지 뛰자 투자자들이 탄식을 쏟아냈다. 전날 기록한 장중 역대 최고치(2765)를 하루 만에 갈아치워서다. 주가가 오르니 반갑긴 하지만 어디가 고점일지, 고점이 임박한 건 아닌지 불안감이 커진다.

백신 낭보가 계속 들려오긴 해도 코로나19 하루 확진자가 역대 두 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등 비상상황이다. 그래서 주위를 둘러보면 체감 경기는 최악이다. 그런데도 주가는 연일 신기록을 작성하고 있으니 개미(개인투자자)는 불안하다.

증시 고점에 대한 두려움이 커져 바이오 같은 성장주에 손을 대기가 무섭다. 고점에 물릴 것 같아서다. 아모레퍼시픽, 한국전력, 건설주 등으로 순환매가 일어나는 걸 보면서 그런 종목들에 눈길이 가다가도 역시 망설여진다. “증시가 여기서 가면 얼마나 더 가겠어”라는 의구심 때문이다.

증권 전문가들은 “지금은 주가지수를 기준으로 판단할 때가 아니다”고 강조한다. 지수로만 보면 지난달 초부터 한 달 반 동안 급등세를 보여 부담을 느끼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지금은 코스피지수 2800 또는 3000 같은 숫자를 볼 때가 아니라 주가를 뛰게 만든 요인을 눈여겨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가장 중요한 요인은 글로벌 자금 흐름이다. 2~3년 전으로 돌아가 보자. 미·중 무역분쟁으로 외국인은 ‘셀(sell) 코리아’를 택했다. 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이 피해를 볼 것이란 판단에서다. 그런 상황에서 코로나 사태가 터지자 외국인의 한국 주식 선호도는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외국인이 한국 주식을 팔면서 원·달러 환율도 뛰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조 바이든의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미·중 무역분쟁 해결 기대가 커졌고, 코로나 극복을 위해 풀린 막대한 유동성이 이머징마켓으로 이동하면서 달러 약세(원·달러 환율 하락)가 본격화되고 있다.

한 펀드매니저는 “한국 시장이 이머징마켓 중 제일 핫하다”며 “현 국면은 주가 상승에 우호적인 환경이 만들어지는 시작 단계”라고 주장했다. 달러 약세가 언제 진정될지가 관건일 텐데, 그 시기를 예측하려 하기보다 현재 달러 약세 흐름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금리가 떨어지면 자산 가격이 뛸 수밖에 없다는 점도 포인트로 꼽았다. 그는 “코스피가 2000선 박스권에 갇혀 있던 지난 10년과 비교하면 지금의 금리는 반의 반 토막 수준”이라며 “이는 밸류에이션이 3~4배 높아져 코스피가 6000은 가도 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성큼 다가온 '코스피 3000 시대'…증시 고점 두려워 마라
그렇다면 무슨 종목을 사야 할까. 세 가지 선택이 가능하다. 첫 번째 선택은 성장주다. 시류에 편승해서 배터리, 바이오, 인터넷 등에 계속 투자하는 것이다. 주가가 많이 뛰어 부담스러운 건 사실이다. 하지만 저금리와 글로벌 자금 흐름을 감안할 때 대박은 성장주에서 기대할 수 있다.

두 번째 선택은 성장주 매수가 부담스러운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 한국전력, SK텔레콤 등과 같이 증시 급등 과정에서 소외됐던 종목이다. 그동안 못 올랐던 종목들의 주가 키 맞추기가 순환매를 통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성장주보다 마음은 편하겠지만 큰 수익을 기대하긴 어렵다.

세 번째 선택은 시장을 사는 것이다. 지수가 아니라 증시 상승 요인들로 판단하면 고점을 걱정할 때가 아닌 만큼 개별 종목을 고르지 말고 시장 전체에 베팅할 수 있다. 지난 10일까지 최근 20거래일 동안 거래대금이 가장 많았던 종목은 삼성전자다. 2위는 코스피지수 상승률의 약 두 배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상장지수펀드(ETF)인 ‘KODEX 레버리지’다. 자신의 투자 성향에 맞게 세 가지 선택 중 일부에, 아니면 세 가지 선택 모두에 골고루 투자해보자.

장경영 한경 생애설계센터장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