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구 당산 엠디엠타워 전경.
서울 영등포구 당산 엠디엠타워 전경.
네이버 계열사인 라인플러스와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이 임차 중인 수도권 사무용 빌딩 세 곳을 자산으로 담은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가 국내에 상장된다.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리츠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얼마나 끌어모을지 주목된다.

1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NH농협리츠운용은 분당스퀘어와 서울 영등포구 당산 엠디엠타워, 경기 수원 인계 엠디엠타워를 기초자산으로 담은 리츠를 내년 1분기 상장할 계획이다. 최근 한국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증시 입성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NH리츠운용은 먼저 상장 전 지분투자(프리 IPO)를 진행한 뒤 상장을 추진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총 공모 규모 1800억원 중 1000억원 안팎의 금액을 상장을 통해 모집할 방침이다. 목표 배당수익률은 연 6%대다.

삼성생명 임차 빌딩, 리츠 투자 해볼까
분당스퀘어는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있는 사무용 빌딩으로 지하 6층~지상 20층으로 이뤄져 있다. 유동인구가 많은 지하철 분당선 서현역 옆에 자리 잡고 있다. 모바일 메신저 ‘라인’을 운영하는 라인플러스와 모바일 게임 ‘애니팡’ 개발업체인 선데이토즈 등을 주요 임차인으로 두고 있다. 서울 당산 엠디엠타워는 지하 6층~지상 17층 규모 건물로 삼성생명, 삼성생명서비스손해사정, 삼성화재 등이 임차하고 있다. 수원 인계 엠디엠타워 역시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삼성카드 등 삼성그룹 금융 계열사들이 빌려 쓰는 중이다.

이번 리츠는 NH리츠운용이 두 번째로 선보이는 상장 리츠다. NH리츠운용은 지난해 12월 서울역 서울스퀘어, 강남N타워, 잠실 삼성SDS타워, 삼성물산 서초사옥 등 서울 사무용빌딩 네 곳을 담은 펀드와 리츠에 간접투자하는 NH프라임리츠를 상장했다. 국내 첫 재간접 상장리츠인 NH프라임리츠는 일반청약에서 317.6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뒤 상장 첫날 가격 제한폭까지 오르며 성공적으로 국내 증시에 첫발을 내디뎠다. 하지만 올 들어 리츠주 소외 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공모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에는 재간접리츠를 담을 수 없는 법적 제약까지 두드러지면서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이날 NH프라임리츠 주가는 4460원으로 올 들어서만 26.7% 하락했다. 오랫동안 공모가(5000원)를 밑돌고 있다.

IB업계에선 가라앉은 리츠 투자심리가 얼마나 살아나느냐가 이번 리츠의 투자자 모집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지스밸류리츠, 이지스레지던스리츠, 제이알글로벌리츠, 코람코에너지리츠 등 올해 상장한 리츠는 모두 기대에 못 미치는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증시 반등 과정에서 성장주 쏠림 현상이 강해지면서 배당주 성격이 강한 리츠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식었다는 평가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