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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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 주가연계펀드(ELF)에 대한 고액자산가들의 관심이 뜨겁다. 이들이 선호하는 ‘중위험 중수익’ 상품 가운데 사모펀드와 주가연계신탁(ELT)이 금융당국의 규제로 가입에 어려움이 커지자 ELF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ELF의 수익률 구조를 결정하는 변수인 해외 주요 주가지수가 코로나19 이후 급락한 상태여서 수익률 측면에서도 매력이 커졌다는 평가다.

29일 펀드평가회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3월 24일부터 4월 24일까지 공모 ELF에는 7519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2097억원 순유입)에 비해 258.56% 증가한 수준이다. 지난 3월 이후 신규 설정된 펀드 225개 가운데 197개가 ELF일만큼 관심이 뜨겁다. ELF는 투자금의 상당 부분을 주가연계증권(ELS) 여러 개에 투자해 펀드로 묶은 상품이다. 증권사가 발행 및 판매하는 ELS와 달리 ELF는 운용사가 구성하고, 대부분 은행을 통해 판매가 이뤄진다.

ELF의 인기는 최근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 확대와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가 맞물렸다는 것이 금융투자업계의 설명이다. 통상적인 지수형 ELF는 환매 시점에서 기초자산이 되는 각국 지수가 가입시점보다 50% 이상 떨어지지 않으면 원금과 함께 예정된 수익을 받을 수 있다. 설정 시점의 지수가 낮을수록 쿠폰 수익률은 높고, 손실 가능성은 낮아지는 구조다. 글로벌 증시 급락으로 10%대 쿠폰 수익률을 자랑하는 ELS들이 속출하자 이들을 엮은 ELF의 수익률 역시 평균 7%대로 높아졌다.

여기에 과거 ELF보다 높은 인기를 자랑하던 ELT가 금융당국의 고위험 투자상품 투자자 보호 대책에 의해 판매잔고가 제한되자 비슷한 수익구조를 갖춘 ELF로 자금이 몰렸다는 설명이다.

ELF의 발행을 맡은 운용사들도 투자자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상품 구조에 변화를 주고 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ELF를 심사하는 은행들이 과거보다 안정성을 강조하면서 펀드 설계 단계에서 자동조기상환 조건을 이전보다 낮추고, 조기상환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더라도 원금과 수익을 보장하는 리자드 조건을 삽입하는 등 안정성을 높이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ELF에 대한 뜨거워지고 있지만 은행권 일각에선 신중론이 나오고 있다. 올 들어 국내 8개 시중은행 가운데 우리 농협 SC제일 씨티 등 4개 은행이 ELF 판매를 전면 중단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라임사태와 파생결합증권(DLS) 사태를 거치면서 일부 은행에서는 고위험상품 판매를 극히 꺼리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