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증권사의 순이익이 18% 가까이 늘었다. 주식거래 침체로 수탁 수수료는 줄었지만 투자은행(IB)과 자산관리 부문 등에서 수익을 늘려 이익 규모를 키웠다.

금융감독원은 증권사 56곳의 지난해 순이익이 4조9104억원으로 전년보다 17.8% 늘었다고 16일 발표했다. 수수료 수익은 9조4902억원으로 2.3% 줄었다. 이 중 수탁 수수료 비중은 2018년 46.8%에서 2019년 36.5%로 감소했다. 10년 전인 2009년 69.2%에 이른 수탁 수수료 비중은 꾸준히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반면 IB 부문 수수료 비중은 27.4%에서 36.0%로, 자산관리 부문 수수료 비중은 10.4%에서 11.1%로 증가했다. 금감원은 “작년 증권사 순이익은 주식거래대금 감소에도 IB 부문 확대, 금리 인하 영향으로 증가했다”며 “수수료 수익 중 수탁 수수료 비중은 계속 감소하고 IB, 자산관리 등으로 수익이 다각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사의 자기매매이익은 3조6796억원으로 18.5% 감소했다. 주식 관련 이익이 5295억원으로 흑자 전환했고, 채권 관련 이익도 6조7480억원으로 9.1% 증가했다. 하지만 파생 관련 손실이 3조5979억원에 달했다. 파생결합증권(ELS) 등의 발행액과 상환액이 증가하면서 한 해 전보다 2조원 가까이 손실이 늘었다.

증권사의 기타자산수익은 4조912억원으로 149.8% 증가했다. 외환, 펀드 관련 수익이 각각 320.0%, 246.7% 급증했다. 대출 수익도 8.5% 늘었다. 판매관리비는 8조9160억원으로 6.4% 늘어났다.

증권사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지난해 8.3%로 0.6%포인트 상승했다. 작년 말 기준 증권사 자산총액은 482조6000억원으로 10.0% 증가했다. 부채와 자기자본은 각각 420조8000억원, 61조8000억원으로 10.1%, 9.2% 늘었다. 순자본비율은 평균 559.1%로 11.6%포인트 올랐고 레버리지 비율은 680.1%로 2.0%포인트 하락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