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민간택지에 ‘분양가 상한제’ 도입을 공식 검토키로 하면서 건설주가 충격을 받고 있다. 주택 재건축 등의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사업 지연이나 취소 가능성이 생겼다는 시장 우려가 반영된 결과다.

건설株, 분양가 상한제 확대 우려에 '털썩'
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HDC현대산업개발은 2600원(6.44%) 떨어진 3만7750원으로 마감했다. 장중 3만7650원까지 떨어지면서 1년 내 최저가를 나타냈다. 이날 GS건설(-6.07%), 현대건설(-5.06%), 대우건설(-2.51%), 대림산업(-2.24%) 등 다른 주요 건설주도 동반 하락했다.

전날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회의에서 “민간택지 아파트에도 분양가 상한제 도입을 검토할 때가 됐다”고 언급하면서 건설주가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분양가 상한제는 새 아파트 분양가를 땅값에 정부가 정한 건축비 및 적정 이윤을 더한 기준금액 이하로 제한하는 제도다. 민간택지에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하면 재건축·재개발 등 사업의 수익성 악화가 예상된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분양가 상한제 적용은 원가 수준에서 분양하라는 것이어서 개발 이익이 대폭 축소된다”며 “민간택지 시행 사업을 하는 시행사들에도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규 분양도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주요 건설업체들의 분양 예정 물량은 올 하반기에 집중돼 있다. 김치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연간 분양 계획 물량의 72%가 4분기에 있는 현대건설, 분양가 규제로 수익성 하락 우려가 큰 HDC현대산업개발 등이 주가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주택 관련 위험 요인이 상대적으로 적은 건설사가 부각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자체 분양을 대부분 끝낸 태영건설, 주택사업을 하지 않는 삼성엔지니어링 등이 반사이익을 볼 것이란 예상이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