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PEF) 운용사인 KCGI(대표 강성부)가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 지분을 추가로 확보했다. 신용등급 개선 등 주주제안을 받아들이라는 압박을 한층 강화하고 나선 것이다.

KCGI는 28일 한진칼 지분을 기존 14.98%에서 15.98%로 1.00%포인트 확대했다고 공시했다. 지난 23일과 24일 이틀에 걸쳐 총 59만4956주를 주당 4만2810~4만5786원에 장내 매수했다. 이날 종가인 주당 4만3150원 기준 모두 257억원어치다.

토종 행동주의 사모펀드인 KCGI는 지난해 11월 한진칼 경영 참여를 선언한 뒤 신용등급 개선과 경영 효율화 등을 요구하며 지분을 늘려왔다. 지난해 11월 15일 처음 9.00% 지분 확보 공시를 시작으로 이날까지 모두 여섯 차례에 걸쳐 추가 지분 확대 사실(대량보유상황보고서)을 대외에 알렸다. 그동안 주식 매입은 KCGI 소속 특수목적회사(SPC)인 그레이스홀딩스가 담당해왔으나, 이번에 베티홀딩스란 새 SPC가 39만2333주를 신규 취득하며 새 주주로 등장한 점도 눈길을 끈다.

KCGI는 지난 2월 감사·이사 선임 및 이사 보수한도 제한 등 주주제안을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해달라는 가처분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서울고등법원에서 KCGI 측이 ‘6개월 주식보유 기간’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한진칼의 즉시항고를 인용하면서 결국 안건을 올리지 못했다. 한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최근 지분 확대는 한진칼 측에 요구를 받아들이라는 압박 차원”이라고 해석했다.

KCGI는 지난해 7월 신설됐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출자약정액은 2294억원이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