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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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영화제 레드카펫을 중국의 인플루언서, 일명 '왕홍(网红)'이 점령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강만보 등 중국 현지 매체들은 "지난 14일 개막한 제72회 칸 영화제 개막 레드카펫 행사에 배우가 아닌 왕홍들이 대거 참여해 물의를 빚고 있다"고 보도했다. 왕홍 뿐 아니라 무명 연예인, 온라인 쇼핑몰 판매업자 등까지 몰리면서 이번엔 역대 최고 참가자들이 몰렸다는 반응이다.

칸 영화제 레드카펫에는 배우와 감독 등 영화 관계자 외에 미리 비용을 지불한 사람이라면 설 수 있다. 몇몇 브랜드들은 홍보를 위해 자사 모델을 레드카펫에 세우기도 한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돈으로 10만 위안(한화 약 1720만 원) 정도 금액을 내면 이번 칸 영화제 레드카펫에 참여할 수 있었다. 2017년 한 왕홍이 중국 국기 오성홍기로 만든 드레스를 입고 칸 영화제 레드카펫에 참석, 유명세를 얻으면서 이후 칸 영화제 레드카펫은 왕홍, 중국 내 무명 배우들의 홍보의 장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이번엔 너무 많은 무명 배우, 왕홍 등이 등장하면서 반감이 커졌다는 후문이다. 특히 레드카펫 내에서 포즈를 취하며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했던 중국의 단역 배우 시염비는 영화제 관계자들에 의해 강제로 쫓겨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왕홍들의 레드카펫 점령에 "대륙의 관종인가", "저 정도 홍보비를 써도 남는 장사인가", "왜 칸까지 가서"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참여자보다 제대로 행사를 진행하지 못한 칸 영화제에 비판의 목소리가 더 컸다. "티켓 팔 땐 좋았지, 저런거 예상도 못했나", "제대로 된 안내가 된 건지 궁금하다", "합법적으로 자기 돈 쓰고 들어간 건데, 왜 그들을 비난받는 분위기로 몰고 가나. 관리 좀 잘하지"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왕홍이란 '왕뤄홍런(网络红人)'의 줄임말로 온라인상의 유명인사를 가리킨다. 주로 웨이보 등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활동하며 최소 50만 명 이상의 팬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 크리에이터, 인플루언서 등과 마찬가지로 정규 훈련을 받지 않고, 자신의 아이디어와 취미를 바탕으로 방송 콘셉트를 잡고 진행한다.

왕홍들의 자금력은 국내에서도 유명하다.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자랑하는 몇몇 왕홍들은 서울 동대문에 전용 방송기지를 설립하기도 했다. 한국의 옷과 화장품 등의 상품을 판매할 방송을 위해 300평 규모의 스튜디오를 만든 것.

어느정도 유명세를 얻은 왕홍들은 유명 연예인 못지않은 영향력을 자랑한다. 국내 패션, 뷰티, 면세점 사업자들도 인기 왕홍을 초빙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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