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족 한숨 돌렸지만"…대출 금리 인하 체감 언제쯤 할까
한국은행이 지난 2월에 이어 이달에도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하면서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한 은행권 가계대출 금리도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은행권에 따르면 올 들어 채권금리 등 시장금리 하락과 은행들의 가산금리 인하 노력에 힘입어 5대 시중은행 신규 주담대 최저금리(혼합고정금리 기준)는 연 3.64%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작년 하반기 최대 한도로 대출을 받아 집을 산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집을 샀다는 뜻)들은 여전히 금리 인하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호소한다.

기존 대출자의 경우 가산금리 조정이 적용되지 않고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등 시장금리 반영에도 시차가 있기 때문이다.

대출금리는 지표금리인 기준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하고, 우대금리를 빼는 방식으로 산정된다. 올 초부터 은행들이 금리 인하에 활용한 가산금리와 우대금리는 이미 체결된 대출 계약에서는 조정이 쉽지 않다.

은행권에서는 시장금리 하락 추이와 변동금리 재산정 주기 등을 감안할 때 이르면 내달부터 금리 재산정 주기를 맞는 대출자들부터 금리 하락세를 체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은행권의 6개월, 1년 변동금리 대출의 기준금리로 활용되는 코픽스(신규취급액 기준)의 경우 지난해 11월 4.34%로 최고점을 찍은 뒤 3개월 연속 하락해 올해 2월엔 3.53%까지 내려왔다. 오는 17일 발표 예정인 3월 기준 코픽스도 2월보다 하락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달 2월 코픽스(3.53%)는 지난해 11월 최고점과 비교해선 0.80%포인트나 떨어졌지만 6개월 전인 작년 8월(2.96%)에 비해서는 여전히 0.57%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작년 하반기 은행권의 수신 경쟁 등으로 자금조달 비용을 뜻하는 코픽스가 급격하게 상승한 탓이다.

이 때문에 작년 8월 변동금리 대출을 받은 대출자들은 6개월 뒤인 지난 2월 대출금리가 오히려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코픽스(3.98%)를 기준금리로 대출을 받은 차주들은 재산정 주기인 5월 발표되는 4월분 코픽스는 지난 2월(3.53%)보다 낮을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금리인하를 체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최근 기자들과 만나 대출금리 인하 체감 시점과 관련해 "올 상반기가 지나기 전에는 국민들이 은행권의 노력과 최근 단기자금시장 안정으로 인한 금리 하락 효과를 체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