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총액 기준 상위 10위 암호화폐 가격이 하루 새 일제히 올랐다. 악재로 작용했던 인플레이션 우려가 한풀 꺾이면서 암호화폐 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는 분석이다.

암호화폐 시황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11일 오후 3시30분 기준 시총 상위 10위 암호화폐의 가격이 24시간 전보다 모두 상승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2만4571달러로 하루 전보다 7.3% 뛰었다. 이더리움(12.9%) 솔라나(13.5%) 폴카닷(10.0%)은 10% 안팎의 오름세를 기록했다.

암호화폐업계에선 비트코인 가격의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코어닥스 리서치센터가 전날 펴낸 ‘디지털 자산 가격 동향 8월호’에 따르면 7월 기준 비트코인의 MVRV값은 1.0 이하를 기록했다. MVRV란 현재 시가총액(Market Value)을 취득원가(Realized Value)로 나눈 비율이다. 역사적으로 MVRV가 1 이하일 때 장기적인 관점에서 가격 저점을 의미한다는 게 코어닥스의 설명이다.

최근 이더리움 가격은 비트코인보다 더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 1주일간 비트코인 가격이 6.9% 오를 때, 이더리움은 16.0% 상승했다. 다음달로 예정된 ‘머지 업그레이드’에 대한 기대감이 이더리움 가격을 밀어올리고 있다는 평가다. 머지 업그레이드는 이더리움을 생성하는 메커니즘을 작업증명(PoW) 방식에서 지분증명(PoS) 방식으로 바꾸는 작업이다. 이렇게 되면 거래 처리 속도가 빨라지고 가스비(수수료)는 낮아지게 된다.

다만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완전히 꺾일지는 낙관할 수 없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인플레이션이 계속되고 긴축이 이어지면 암호화폐 시장이 또 충격받을 것이란 관측이다.

이인혁/박상용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