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카카오 등 국내 대표 정보기술(IT) 기업은 주요 대기업과 달리 40대 임원이 회사의 주역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사회에 참여해 의사결정을 내리는 등기이사의 대부분도 40대다.

크래프톤 임원 7명 중 6명이 40대…카카오·네이버도 비중 70% 넘어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1분기 기준으로 국내 상위 50대 기업 중 40대(1973~1982년생) 임원이 가장 많은 곳은 게임업체인 크래프톤이다. 전체 임원 7명 중 6명이 40대로, 비중은 85.7%에 달했다.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장병규 이사회 의장은 1973년생이며, 김창한 대표도 1974년생이다. 연륜 깊은 50~60대 사외이사가 대부분인 국내 주요 대기업과 달리 크래프톤 사외이사 3명 중 여은정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1973년생)와 백양희 라엘 대표(1979년생) 등 2명이 40대다.

크래프톤에 이어 카카오(76.2%), 네이버(73.4%), 카카오페이(66.7%), 하이브(60.0%), 엔씨소프트(53.6%) 순으로 40대 임원 비중이 높았다. 카카오와 네이버의 경우 등기이사는 50대 비중이 높지만 미등기이사는 40대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카카오 미등기 임원 14명 중 40대 임원은 12명에 달한다. 네이버는 지난 3월부터 1981년생인 최수연 대표가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다. 최 대표는 사내 주요 임원을 거치지 않고 대표이사로 곧바로 선임됐다. 네이버의 30대 임원도 6명으로, 상위 50대 기업 전체 30대 임원(13명)의 절반에 육박한다.

이들 기업의 공통점은 2000년대 이후 창립된 신생 기업이라는 것이다. 586세대가 주축인 기존 대기업들과 달리 청년 창업자를 중심으로 젊은 IT 인력을 대거 영입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특히 카카오와 네이버는 10년 전인 2012년에도 40대 임원 비중이 각각 80.0%, 85.7%에 달했다. 당시 임원진도 대폭 물갈이됐다. 창업자를 비롯한 1세대 경영진이 자진해 일선에서 물러나고, 젊은 리더십을 앞세워 세대교체를 단행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IT업계 관계자는 “기존의 성공 방식으로는 지속적인 성장을 이뤄내기 어렵다”며 “급변하는 IT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인재들을 임원에 선임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경민/이승우 기자 kkm1026@hankyung.com